[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68] 왜 리듬체조에서 ‘볼(ball)’이라고 말할까

리듬체조의 한 종목인 ‘볼’은 사용하는 도구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볼은 공을 의미하는 외래어이다. 영어로 ‘ball’이라고 표기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볼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205년 영어 시가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어의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대 게르마니아어 ‘발루(Bollr)’에서 중세 영어 ‘발(Bal)로 바뀌면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대 스웨덴어 ’발러(Baller), ‘중세 독일어와 네덜란드어 ’발(Bal)’도 같은 어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볼이 게르만어에 기원을 두었다면 라틴어 '폴리스(Foll-is)'와 같은 의미인 "폭발되거나 부풀려진 것"이라는 동의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후기 중세 영어의 철자에서 이 단어는 프랑스어 ‘발레(Balle)와 그래픽적으로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발레‘는 그 자체로 게르만어의 기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본 코너 122회 ’왜 ‘골프볼(Golf Ball)’이 아닌 ’골프공‘이라고 말할까’ 참조)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의 하나가 ‘볼’이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들은 말 그대로 볼을 갖고 하는 운동이다. 구기종목에서 사용되는 볼에 대한 말은 대부분 종목과 함께 ‘공’이라는 우리 말을 붙여 사용한다. 볼이라는 말은 종목과 상황에 따라 원어 그대로 쓰기도 하고, 공이라는 우리 말을 쓰기도 한다. 이는 구한말 미국에서 선교사를 통해 들어왔거나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스포츠 종목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점차 익숙해지며 필요에 따라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어떤 구체적인 규정이나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여러 사례를 비추어 유추해 볼뿐이다.

리듬체조에서는 ‘공’ 대신에 ‘볼’이라고 말한다. 리듬체조에 쓰이는 볼은 1960년대 초반 유럽에서 처음 창안돼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중반부터 리듬체조에서 ‘볼’이라는 말을 쓰게됐다.(본 코너 855회 ‘왜 ‘리듬체조’라 말할까‘ 참조) 조선일보 1966년 10월4일자 ’퍼레이드-무용(舞踊)-폭죽(爆竹)‘ 기사는 ’3일대한체육회제전준비위는 제47회체전무드를조성하기위해 대회전날인9일밤 서울운동장야구장나이터아래서 열릴화려한유료(有料)전야제세부계획을 세웠다. ▲퍼레이드=7시14분 상명여사대(祥明女師大)(25명(名))▲고전무용(古典舞踊)=7시19분 숙대(淑大)(40명(名))▲볼체조(體操)=7시25분 한양대(漢陽大)(50명(名))▲현대무용(現代舞踊)=7시31분수도여사대(首都女師大)(20명(名))▲리듬 모션=7시39분상명여사대(祥明女師大)(25명(名))▲창작(創作)발레=7시45분이대(梨大)(12명(名))▲매트워크=7시51분 경희대(慶熙大)(35명(名))▲경축폭죽(慶祝爆竹)=8시10분폭죽(爆竹)60발(發)▲연예(演藝)=8시10분~9시KBS—TV주관‘고 전했다. 여기서 한양대 학생들의 볼체조는 리듬체조 볼을 말한다.

대한체조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볼은 고무 또는 플라스틱 소재의 직경 18~20cm, 최소 400g정도의 수구를 사용한다. 선수는 던지기와 받기, 튀기기, 굴리기, 스윙, 원 그리기, 8자 그리기 등의 수구요소와 유연성 및 웨이브를 주 신체동작으로 하는 신체난도요소를 조화롭게 구성한 연기를 실시한다. 볼은 일반적으로 한 손으로 던지고 받으며 움켜쥐는 동작은 정지로 간주 된다. 모든 유연성과 웨이브 난도는 한발이나 두발 또는 신체 다른 부분의 지지에 의해서 연기되며 고정되고 뚜렷한 형태 및 적합한 크기를 유지하여야 한다. 난도가 지속되는 동안 수구가 움직이지 않으면 난도로 간주하지 않으며 수구의 기술적인 움직임은 반드시 유연성 자세가 고정된 순간부터 자세가 변하기 시작할 때까지 계산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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