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회사가 3조원을 넘어선다고? ‘넥스트 와비파커’ 꿈꾸는 ‘브리즘(Breezm)’ [창업자의 생각법]

김기철 기자(kimin@mk.co.kr) 2023. 1. 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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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을 안경 프레임 제작에 적용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안경 서비스
‘원 프라이스 정책’으로 가격 신뢰도 확보
미국 시장 노크··· ‘넥스트 와비 파커’로 평가

[창업자의 생각법-2]옷이나 구두처럼 안경 뒤에도 ‘맞추다’는 동사가 붙지만 ‘맞춤양복’이나 ‘맞춤구두’와 달리 ‘맞춤안경’에는 ‘맞춤’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렌즈만 눈에 맞출 뿐 안경테는 기성 제품 중에서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안경테까지 개인 얼굴에 ‘맞춤’해 주는 혁신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퍼스널 아이웨어 전문 브랜드 ‘브리즘(Breezm)’입니다.

브리즘 운영사 콥틱 박형진 공동대표
뉴욕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최근 귀국한 브리즘 운영사 콥틱의 박형진 공동 대표는 “안경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를 넘어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와비파커가 어떤 회사냐고요? 와비파커는 고객이 안경을 고르면 집에서 5개까지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홈 트라이온(home try-on)’ 서비스로 안경 유통의 변화를 일으킨 기업으로 지난 2021년 3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뉴욕 증시에 직상장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안경산업의 넷플릭스’ ‘안경산업의 아마존’으로도 불립니다.

-와비파커를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이죠?

“와비파커가 안경산업의 혁신을 했다지만 사실 안경 자체의 혁신이라기 보다는 유통의 혁신입니다. 안경을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써보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을 편리하게 한 것이죠. 하지만 우리 브리즘은 개인의 얼굴에 최적화된 안경이라는 안경 자체의 혁신을 이루었고 거기다 스마트폰 앱으로 3D 스캐너를 통해 온라인 주문까지 가능한 기술까지 갖추었습니다. 이번 뉴욕 팝업 스토어에 왔었던 미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너희가 넥스트 와비파커’라고 했습니다. ”

와비파커 창업자인 데이비드 길보아(왼쪽)와 닐 블루멘탈.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와비파커가 데이비드 길보아와 닐 블루멘탈 두 명이 창업했듯이 콥틱도 박형진·성우석 공동대표 두명이 창업한 기업입니다. 박형진 대표는 “안경을 구매하는 과정이 소비자들에게 불투명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 과정을 혁신하기 위해서 ALO라는 안경브랜드를 창업해서 운영을 했는데 구매 과정뿐 아니라 만드는 과정 자체를 혁신할 필요를 느꼈다”며 “그러던 중 3D 프린팅 전문가인 성우석 대표를 만나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창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람마다 코 높이, 귀의 위치, 미간 사이의 거리 등이 모두 다른데 안경테를 기성 제품 중에서 고르다 보니 착용감의 문제, 미적인 문제, 렌즈 성능의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 많은 안경테를 미리 갖춰놓고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악성재고 문제, 환경 오염의 문제도 생기죠.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저희는 3D 프린팅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브리즘의 안경 제작 과정은 기존 안경점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사전 예약을 하고 브리즘의 안경점을 방문하면 우선 3D 스캐너를 통해서 안면 분석을 합니다. 분석을 마치면 고객의 안면 데이터와 가장 잘 맞는 안경을 브리즘이 보유한 빅데이터 기반의 AI가 추천해줍니다. 물론 색상과 디자인을 고객이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 작업을 마치면 검안실에서 시력과 안구 검사가 진행됩니다. 3D 프린팅을 통해 레이저커팅으로 고객 맞춤 안경이 제작되기까지는 보통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브리즘 3D 프린팅 안경테는 폴리머와 티타늄 소재가 모두 가능합니다. 흔히 말하는 ‘뿔테’와 ‘금속테’가 모두 가능하다는 말이죠. 특히 티타늄 3D 프린팅 안경은 세계 최초로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안경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매우 낮습니다. 제 값 주고 사면 바보 취급까지 당하죠. 브리즘은 안경시장의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 ‘원프라이스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폴리머 소재인지 티타늄 소재인지에 따라 안경테의 가격이 하나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가격 흥정을 할 필요도, 바가지 쓸 걱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브리즘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어떻까요? 실질적인 만족도는 보통 재구매율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박 대표은 “창업 첫해에 저희 안경을 맞춘 분 중에서 절반 이상이 다시 찾았고 재구매율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객 중에서는 특히 누진다초점 렌즈 등 노안 등으로 인한 고기능성 안경을 쓰는 분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렌즈 회사들이 렌즈를 제작할 때 렌즈가 눈에서 12mm 떨어져 있는 것을 가정하고 렌즈를 개발을 합니다. 그런데 기존 안경테는 모든 사람에게 이 거리를 정확하게 맞춰주는 것이 불가능하죠.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 기존에 쓰던 안경이 흘러내린다던지 코나 귀에 통증을 느끼셨던 분들도 우리 안경테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브리즘은 해외 시장,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성 안경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백인의 얼굴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얼굴형이 백인과 다른 인종을 사실은 자신의 얼굴에 최적화되지 않은 불편한 안경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브리즘의 3D 프린팅 안경은 이런 불편을 모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같은 다인종 사회에서 브리즘의 경쟁력은 더욱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안경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브리즘은 이에 대한 준비도 마쳤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3D 스캐너 앱을 개발한 것입니다. “아이폰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가상시착을 해보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프레임을 고르고 주문을 하면 이것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해서 보내주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박형진 대표는 “전세계 모든 눈 나쁜 사람들에게 좋은 안경의 혜택을 드리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브리즘의 꿈”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매경5F’에서는 더 많은 ‘창업자의 생각법’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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