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잇슈] 진짜 윤심은 친윤대표 만들기 아닌 비윤 솎아내기

이상훈 전문기자(karllee@mk.co.kr) 2023. 1. 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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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자리 놓고 ‘윤심‘ 호소 경쟁
尹 진짜 관심사 친윤대표 만들기 아닌
불신·불편 정치인 ‘솎아내기’ 아닐까
나경원 출마 여부가 판단 바로미터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하는 정국입니다. 장관들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공개되는 정책이 크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당연이 주목도가 높죠.

여기에 두 가지가 더해집니다. 우선은 여당의 차기 당대표 후보군들의 경쟁이고, 또하나는 중대선거구제 이슈입니다. 둘 다 윤 대통령이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의 주제는 ‘윤심‘입니다. 윤심을 받들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누가 더 친윤이냐 하는 식이죠. 대통령과 ‘합’이 더 잘 맞는다는 게 당선되야 할 이유로 등장하는 판입니다. 현재로서는 그 ‘합‘에 김기현 의원이 가장 근접해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친윤의 한축인 장제원 의원이 지지하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가 떳고, 김 의원은 대통령과의 만찬에 이미 두번이나 초대됐습니다. 뭔가 각별해 보입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오른쪽 두 번 째)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장제원 의원(왼쪽 두 번 째부터), 배현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정말 친윤 대표를 만드는 것이 윤 대통령의 목적일까요.

지난 대선때 윤 대통령이 속내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왜 국민의힘을 선택해 대선후보가 됐는가 말이죠. 당시 윤 대통령은 “정권교체를 해야 되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부득이하게‘ 골랐다는데 방점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안되고 국민의힘도 별로지만 어쩔 수 없이 골랐다는 건데, 불신이 묻어납니다.

대선 때 몇차례 불거진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손을 잡기까지 우여곡절, 유승민 전 의원과의 충돌 등을 거치면서 아마도 불신과 불편은 더 굳어졌을 겁니다. 여권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윤 대통령은 ‘오염된’ 여당을 싹 바꿔서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 것 같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중징계를 언론이 ‘축출‘로 보는 건 이런 맥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입니다. 그런데 ‘친윤’ 권성동 의원이 돌연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합니다. 캠프로 쓸 사무실까지 마련했는데 말이죠. 누구의 뜻이 작용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당사자는 부인했지만,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평가합니다. 게다가 권 의원은 “차기 대통령 출마에만 몰두해온 사람이 당 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며 덧붙입니다. 이미 대선에 나섰던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이 해당됩니다.

또 향후 당대표를 거쳐 체급을 키운다면 나경원 전 의원도 해당될 수 있죠. 권 의원이 불출마 선언한 날 나 전 의원은 '출산시 대출 탕감‘이 골자인 출산정책을 밝힙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추진력이 필요한 정책들이죠. 그러면서 이날 당대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엔 “고민 중”이란 말만 반복합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6일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일 밝힌 출산정책을 부인합니다. 정책 혼선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권 의원의 불출마는 다른 대선주자급 ‘비윤‘ 정치인의 당권 경쟁 이탈, 혹은 출마 명분 힘빼기를 위한 포석일 지도 모릅니다.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이 친윤 대표 만들기로 읽히지만 그 행간에는 당의 재건을 위한 사람 ‘솎아내기’가 자리하고 있을 수 있죠. 그래서 나 전 의원도 결국엔 출마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나 전 의원은 작년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尹 중대선거구제 화두 던지자
정치권 요동, 그러나 불발 가능성 커
‘개혁 대통령 vs 저항 정치권’ 구도
또 한가지는 이슈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필요성을 밝힌 중대선거구제입니다. 이미 대선 때도 같은 생각을 밝히긴 했지만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라 이슈가 됐습니다.

일단 정치권 반응은 떨떠름합니다. 갑자기 왜, 무슨 의도인가 등 반응이죠. 국민의힘 내부 반응도 갈립니다. 수도권의 의원이나 의원을 꿈꾸는 당협위원장들은 환영합니다. 반면 영남권 의원들을 반대 의견이 압도적입니다. 여기엔 친윤도 비윤도 없습니다. 기존 소선거구제가 유리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중요하죠.

야당도 역시 갈립니다. 수도권, 호남 등 지역구가 어디냐에 따라 좀 다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제시한 화두에 끌려가는 것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온적입니다.

선거구제 개편은 거의 모든 정당이 정치개혁 차원에서 내놨던 방안입니다. 그러나 지금껏 불발됐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여당에서도 갈리고, 야당에서도 갈리니까요.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정치개혁의 과제를 꺼냈는데 정치권이 저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만든 셈이 됐습니다. 개혁을 주도하는 대통령, 저항하는 정치권이란 구도가 생긴 겁니다. 향후 정치권에 대한 대통령의 비판에 힘이 실릴 바탕이 생긴 겁니다. 아무튼 1월 내내 국회에서 선거구제 문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질 겁니다. 결론은 ‘불가‘일테고요.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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