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공화국 무인기 '남조선 침투작전' 완전 성공!"

허고운 기자 2023. 1.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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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무인 항공기가 남조선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침투하는 작전에 완전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진입 사건을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표현할 것 같다.

심지어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용산 일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리 군의 공식 평가는 사건 당일로부터 1주일이나 지난 이달 2일에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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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대응 '실패' 논란에 비행금지구역도 뚫려… '남남 갈등' 증폭 양상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무인 항공기가 남조선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침투하는 작전에 완전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진입 사건을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표현할 것 같다. 북한의 공식 보도가 없었기에 무인기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이 북한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단 우리 군은 다수의 전력을 투입했음에도 5대의 무인기 가운데 1대도 격추 또는 포획하지 못했다. 게다가 당시 대응 작전에 동원됐던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났다.

이후에도 우리 군은 새떼·풍선 관련 오인 대응, 수십년 전 지도를 사용한 국회 보고자료, 실사격 없는 무인기 격멸훈련 등으로 연이어 구설수에 올랐다.

심지어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용산 일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리 군의 공식 평가는 사건 당일로부터 1주일이나 지난 이달 2일에야 나왔다.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북한이 무인기를 보내면서 의도했는진 모르지만 '남남갈등'도 심각하게 증폭됐다. 야권에선 관련자 문책론을 주장하고 있다. 무인기의 영공 침입이 우리에게 '위협'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사 다 제쳐놓고 국가 안보가 끝장난 것처럼 호들갑 떨며 비난 수위를 높여야 하는 건지는 의문이다.

여권은 북한 무인기의 P-73 침범 가능성을 제기되자 처음엔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라며 유감을 표하더니, 사실로 드러난 뒤엔 야당 의원을 겨냥해 "북한과 내통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과거엔 무인기가 추락한지 한참 지나서야 찾았다"며 지난 정부 탓도 한다.

이 싸움이 이른 시일 내에 끝날 것 같진 않지만, 우리 군 대비태세의 발전을 가져오는 쪽으로 결론이 나야 한다. 우리가 다퉈야 할 대상은 우리 내부가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끊임없이 쏴 올리고 9·19남북군사합의의 파기를 노리며 7차 핵실험 준비도 마친 북한이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 대응 및 후속조치 과정상의 미비점을 들여다보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최우선이다.

20여종 500여대의 무인기를 보유한 북한은 분명히 우리 영공에 무인기를 다시 보낼 거다. 그땐 북한이 아닌 우리 군의 작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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