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쿠드롱 선수, 거 너무 심한거 아니요?
압도적 실력+자기관리, 선수들에게 ‘롤모델’
“차원이 다르다” 당구팬에게 최고의 퍼포먼스
맞상대 하려면 다른 선수들 더욱 분발해야
5일 밤 쿠드롱이 또 ‘쿠드롱했다’.
22/23시즌 여섯 번째 PBA투어(NH농협카드배) 결승전에서 ‘벨기에 친구’ 레펜스를 세트스코어 4:1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7번째로 PBA 최다 우승이다.
이번 시즌 들어 다소 부진했던 쿠드롱은 이번 대회에서 작심한 듯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와의 8강전은 압권이었다. 단, 7이닝만에 3세트를 끝내며 무려 6.429의 무시무시한 애버리지를 기록했다. 이후 4강-결승에서 순항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보태, 통산상금도 9억원(8억89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7회 우승과 상금 모두 불과 네 시즌만에 거둔 성과다. 이 정도면 흔한 말로 쿠드롱이 “씹어먹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쿠드롱 독주는 2019년 PBA 출범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 PBA는 시작할 때부터 스타급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한두 차례 반짝하는 선수가 나왔지만, 더이상 발전은 없었다. 오히려 사파타와 마르티네스 등 스페인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며 치고 올라왔다. 이런 PBA판에서 쿠드롱은 한두 수 위에 있었다.
세트제와 뱅크샷2점제 등 PBA 룰도 쿠드롱 아성을 흔들지 못했다. 팀리그까지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역시 쿠드롱 독주를 막지 못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기시간도 더이상 장애가 되지 않았다. 어쩌다 무명 선수들에게 고전하거나 지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면 쿠드롱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PBA에는 1~3부 통틀어 800여 명의 선수가 있다. 이 가운데 쿠드롱에 대적할 선수는 얼마나 될까. 솔직히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러다 보니 쿠드롱은 매대회 우승후보 0순위이고, 매대회가 1(쿠드롱):800, ‘쿠드롱을 이겨라’ 구도다. 쿠드롱이 이기면 당연한 거고, 지면 더 이야깃거리가 된다. 과거 프로야구에서 선동렬이 홈런 맞으면, 홈런 친 타자보다 홈런 맞은 선동렬이 더 화제가 되듯이. 심지어 얼마전 대회에선 쿠드롱이 패배한 상대가 그 대회 우승자임에도 ‘봐줬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만큼 PBA에서 쿠드롱 위상은 절대적이다.
세계 최정상 실력…다른 선수와 기량차 ‘뚜렷’
문제는 쿠드롱을 쫓아가는 800여 명의 선수들이다. 이들도 시즌을 거듭하면서 부지런히 노력해왔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쿠드롱과의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간혹 쿠드롱을 괴롭히거나 예상 밖 결과를 내는 선수가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이었다.
2019년 출범한 PBA는 벌써 네 번째 시즌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지금 같은 ‘쿠드롱 독주’는 흥행에도 결코 이로울 수 없다. 대회가 1:800, ‘쿠드롱을 이겨라’식으로 가서도 안된다. 실력파 경쟁자들이 나와 쿠드롱과 제대로 붙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구팬들도 재밌다.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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