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전화 꽤 오는 편인데 전세 많이 내려 섣불리 투자할 수 없는 상황”
반면 송파구는 이번 하락장에서 큰 폭의 하락을 지속하고 있고, 잠실동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돼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8일 뉴시스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규제지역에서 풀린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에는 향후 시장 전망을 묻는 집주인들과 집을 보러 오겠다는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장이 빙하기 수준으로 얼어붙은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훈풍이 불고 있다는 게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송파구와 붙어있고 강남4구에서 유일하게 규제에서 풀린 강동구를 가장 큰 수혜지역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의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완화 이후 거주요건에 대해 문의하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늘었고, 지난해 추격매수하려다 못 한 매수자들도 변동 사항을 물어온다"며 "정초부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꽤 있고, 매도자가 강남권으로 넘어가려고 급매해 전날 두 채가 매매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송파는 아직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강동이 풀리다보니 반사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가격이 더 빠져도 소폭일 것으로 전망돼 (매수자들이) 집을 더 보러 오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용산과 인접한 마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마포구 아현동의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시간이 갈수록 매수자들의 전화 문의가 많아지고 있고, 집을 보러 다니는 분들도 늘었다"며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며 준비작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극도로 경색됐던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거래성사로 이어지기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이사를 오려는 사람들보다 갭투자를 염두에 둔 이들의 전화가 훨씬 많은 편인데, 전세가가 많이 내려 섣불리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019년 가격으로 떨어지면 매수를 고려해 보겠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규제지역 해제로 대부분 지역에 온기가 도는 것과는 달리 송파는 상황이 가장 안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서 하락률이 큰 자치구는 노원(-12.02%), 도봉(-11.80%), 성북(-10.27%), 강북(-9.58%) 등 대체로 강북에 위치했는데, 송파(-8.00%)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8번째로 많이 내려 한강 이남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실거래가로 봐도 잠실 대장단지인 엘스 전용면적 84㎡가 최고가 27억원(2021년 10월)에서 19억3000만원(2022년 12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함께 강남3구로 묶이기에는 서초구가 2.42% 하락에 그쳐 서울에서 가장 적게 떨어졌고, 성동구(-4.21%)에 이어 강남구(-4.28%)가 그다음을 차지했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주택은 '똘똘한 한 채'로 간주돼 희소성이 있고 매수 수요가 탄탄한 만큼 규제지역에서 해제되지 않더라도 큰 변화가 없지만, 송파는 이와 다르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더군다나 송파에서 가장 높은 급지로 분류되는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고, 갭투자는 불가능해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송파가 강남도 아니고 집주인들이 돈이 있는 사람들도 아닌데 여전히 규제지역이 유지되다보니 민심이 굉장히 안 좋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려 갭투자가 된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텐데 지금 상황에서는 매수세가 붙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송파, 경기 성남과 하남 3개 행정구역이 모인 위례신도시의 경우 같은 생활권인데도 송파위례만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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