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AR글라스 국내 첫 상용화...OTT 볼 때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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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모드, 미러링모드 선택 가능
AR모드땐 스마트폰이 리모컨으로
대형화면 굿.. 무선화, 경량화는 숙제
AR과 VR 글라스가 오랜 실험 기간을 거쳐 상용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10년간 B2B(업체 간 거래), 실험 차원에서만 사용되던 AR 또는 VR글라스가 소비자들에게 판매 중이다. AR글라스란 착용 하면 외부 환경을 함께 볼 수 있는 반면 VR 글라스는 외부 환경이 완전히 차단돼 가상 세계만 볼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AR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의 약자다.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기자는 최근 3주간 글로벌 AR 글라스 제조·판매 업체 Nreal로부터 AR 글라스를 임대해 사용했다. 이 글라스와 함께 스마트폰 갤럭시 S22도 함께 빌렸다.
▮ 글래스 착용 부담스러울까
이 AR 글라스는 국내에 소비자용으로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예전에 LG유플러스와 연계해 판매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에어’라는 이름을 더 붙여 기능을 간소화하고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AR 글라스는 아직 제조사 간 국내 점유율이 집계되지 않았을 정도로 생소하다. 이 제품은 안경 착용자에 불편한 게 사실이다. 국내 성인 대부분이 안경을 착용할 정도이기 때문에 안경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이 제품 사용 포인트다.
안경 착용자는 AR 글라스 내에 별도의 교정 렌즈를 맞춰서 착용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이 교정 렌즈를 ‘도수 안경’이라 부른다. 도수 안경은 안경점에 가서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데 시가가 8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다양하다. 기자는 최근 두 곳의 안경점에 들러 교정 렌즈 제작을 의뢰했고 한 곳에서는 안경 렌즈 비용 5만 원, 유통비용 3만 원을 합쳐서 8만 원을 요구했다. 안경점에서는 렌즈를 제작할 수 없고 별도의 센터에서 맞춰야 하는데 대략 3, 4일 소요된다.
기자는 교정 렌즈를 맞추고 착용하려 했으나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나안으로 AR 글라스를 착용했다. AR 글라스의 코 받침을 제거하고 안경을 쓰고 그 위에 글라스를 덮는 방식으로도 사용했으나 그러면 코 위에 하중이 많아져 장시간 사용하기에는 불편했기 때문이다.
▮ 출퇴근 시간 길다면
이 AR 글라스는 ‘Nebula’ 앱을 깔아 사용한다. ‘AR 스페이스’ 모드와 ‘에어 캐스팅’ 두 가지를 사용할 수 있다. AR 스페이스는 엔리얼 만의 AR 체험을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으로, 여러 개의 앱을 띄워 놓고 스마트폰은 리모컨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빔을 쏘면 그 빔을 받은 여러 앱이 각각 작동한다. 예를 들어 검색을 하면서 다른 앱에서는 유튜브를 띄워 놓으면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자의 실사용 체험에서는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게 되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호기심 많은 부류, 예를 들어 청소년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AR 스페이스’ 모드는 AR 글라스 사용 시 본질적인 앱 기능이고 배터리 소진율도 비교적 높다. 엔리얼 에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갤럭시 S22 이상의 사양에서 사용할 수 있고 아이폰에서는 조만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엔리얼 에어에서는 ‘에어 캐스팅’ 모드가 유용했다. 에어 캐스팅은 일종의 미러링(mirroring)이다. 미러링이란 특정한 기기의 데이터나 화면을 다른 기기나 위치에 복제하는 것을 말한다. 기자는 주로 넷플릭스를 구동하고 에어 캐스팅으로 활용했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 앞에 넷플릭스 콘텐츠 화면이 펼쳐진다.
출장이나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 이동시 2, 3시간 이상 여가가 생길 때 폰으로 넷플릭스를 구동하고 이 글라스를 착용하면 매우 유용했다. 넷플릭스 시리즈는 5, 6화 이상 길면 15회 차까지 있는데 ‘정주행(몰아보기)’를 즐기거나 다시 보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기차나 버스 안에서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KTX 열차 안, 야간 시간에 옆 자리 손님이 글라스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한 적이 있었다. 이때에는 소리를 약간 낮추면 된다. 이 글라스는 글라스 다리 양쪽에 스피커가 각각 있어 주위 사람에게 들릴 수도 있다. 이때에는 자기만 들리도록 소리를 적절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에어 캐스팅 모드로는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OTT 이용하거나 출퇴근 시 동영상을 활용한 학습을 간단히 할 때에도 유용할 것 같았다. 이 글라스를 착용하고 콘텐츠를 즐길 때에는 적어도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되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적절하다. 예를 들어 부산도시철도 노포동에서 자갈치시장까지 간다든가 동해선에서는 이용하는 이에게 적당할 것으로 보였다. 서울이라면 2호선을 거의 반쯤 앉아서 이용하는 경우에 적당하다. 이 AR 글라스를 착용하고 길을 걸으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주위 사람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게임, 스포츠 경기 마니아에게도 적합하다.
▮ 불편한 점은 없나
이 제품은 혼자서 장시간 스마트폰을 볼 때,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고 있기 싫을 때 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으면 편안하다. 이 AR 글라스는 많이 진보한 제품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은 남아 있다. AR 글라스와 스마트폰 간에 유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 많이 세련된 글라스 외관이지만 여전히 디자인 측면에서 탁월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AR 글라스와 폰 사이에 데이터가 무선으로 오고 가려면 통신비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들고 배터리 소모가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의 여건에서는 유선이 불가피하다. 음성 데이터만 블루투스로 오고 가는 무선 이어폰의 경우 고가 제품이 아니면 비즈니스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것을 미뤄보면 영상 데이터는 아직 무선화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앞으로 AR 글라스는 무선화, 경량화, 디자인 고도화가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오는 2월 갤럭시 S23이 출시되고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이 글라스 보급은 더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기자가 이 글라스로 미러링으로 콘텐츠를 감상했더니 2, 3시간 정도 사용하면 시력 보호를 위해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2, 3시간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KTX를 타고 오가는 시간이다. 해외여행 갈 때에도 휴대하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3시간 정도 에어 캐스팅 모드로 콘텐츠를 감상하면 스마트폰 소모는 약 30~40% 이뤄진다.
▮ 더 편안하게 착용하려면
이 제품은 자기에게 편한 방식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글라스 다리와 렌즈부 사이를 아래, 위로 움직이면 전방 시야 각도를 상하로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누워서 글라스를 착용했는데 콘텐츠가 적절한 위치에서 보이지 않다면 상하로 조절하면 된다. 오른쪽 글라스 다리 부위에서 화면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 무엇보다 코받침이 3개가 서비스되어 자신에게 맞는 코받침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화면 밝기가 400 니트(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여서 햇빛이 있는 야외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제품 사양에 따르면 이 글라스는 4m 떨어진 곳에서 130인치 스크린을 체험(에어 캐스팅 모드)하거나 6m 떨어진 곳에서 201인치를 체험하는 것과 같다(AR 스페이스). 가격은 40만 원대 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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