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기가 막혔던 日 감독의 한국 정찰… 무엇을 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태우 기자 2023. 1.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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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던 지난해 10월 24일, 잠실야구장에는 깜짝 놀랄 만한 손님 하나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미 일본 대표팀의 전력 분석은 날카롭게 돌아가 해당 선수들의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고, 구리야마 감독 또한 어느 정도 보고를 받은 상태에서 경기장을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 미국을 찾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직접 면담도 하며 대표팀 구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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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 당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한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던 지난해 10월 24일, 잠실야구장에는 깜짝 놀랄 만한 손님 하나가 찾아왔다. 바로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이었다. 당시 일본에서도 일본시리즈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구리야마 감독은 바쁜 틈을 쪼개 한국을 직접 보고 싶었다.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한국을 앞서 가고 있지만, 국제대회 준비 과정만 보면 항상 두 발을 앞서 가는 양상을 보인다. 일찌감치 대표팀 감독을 선임해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틈이 있으면 대표 선수들을 소집해 친선 경기를 갖기도 한다. 전력 분석 또한 철저하다. 구리야마 감독의 지난해 10월 방한도 이점과 연관이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한국이 저력이 있는 팀이니까 피부로 그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지난 10년 동안 팀에서 감독을 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야구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승부가 걸린 이런 경기들을 보고 싶어 왔다”면서 이틀간의 짧은 일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딱히 두 팀을 보고 온 건 아니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어느 팀을 보고싶다라기보다는 스케줄상 이 타이밍이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런데 구리야마 감독의 방한 타이밍은 결과적으로 기가 막힌 셈이 됐다. 지난 4일 발표된 한국의 30인 최종 엔트리를 살피면, 거의 3분의1에 가까운 9명이 LG와 키움 소속이다. LG는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박해민 김현수까지 총 6명이 발탁돼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키움도 이정후 김혜성 이지영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리야마 감독이 1~2경기 가지고 선수들의 모든 것을 파악했을 리는 없다. 그러나 이미 일본 대표팀의 전력 분석은 날카롭게 돌아가 해당 선수들의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고, 구리야마 감독 또한 어느 정도 보고를 받은 상태에서 경기장을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TV로 보는 것과 경기장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TV에서 보기 어려운 미세한 움직임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백전노장 구리야마 감독의 눈이라면 더 그렇다.

9명의 선수 중 야수들은 예외 없이 두 경기 모두 출전했고, 투수들도 정우영 고우석이 1‧2차전에 모두 출전했다. 2차전에서는 이정후 김혜성 김현수가 모두 3안타를 때리며 활약하기도 했다. 좋은 컨디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이 선수들은 일찌감치 대표팀 승선이 예상됐던 만큼 더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 미국을 찾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직접 면담도 하며 대표팀 구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반대로 한국은 이강철 감독이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이 감독이 kt 감독을 맡고 있었기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나지 않았던 탓이다. 이 감독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기를 1경기라도 직접 봤다면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됐을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생각의 시작과 깊이에서 구리야마 감독이 먼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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