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삼성전자…증권가 "오히려 좋아" 외치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를 냈다. 반도체 한파가 제대로 강타한 결과다.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실적 부진이 반도체 회복 사이클의 신호라고 분석하며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800원(1.37%) 오른 5만90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실적 부진에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거세게 유입됐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360억원 어치 사들였다.
개장 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8.58% 감소한 70조원,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조3000억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앞서 국내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평균 6조8737억원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5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가 이번 어닝 쇼크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D램 반도체 가격 하락, 재고평가손실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은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보다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해 10월 D램 가격이 전달보다 22.46% 하락하면서 최근 5년 새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2월 D램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21달러로 집계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D램 가격이 많이 하락해 삼성전자의 전체 이익이 준 것으로 보인다"며 "전방산업의 재고가 건전한 상태고 하반기 신제품 수요에 대응하려면 D램 가격 하락세가 올 2분기에야 비로소 멈추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고자산도 이전 분기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제껏 삼성전자는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재고자산을 늘려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은 26조3652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원)보다 60.2% 증가했다. D램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재고자산이 늘면 그만큼 평가손실도 커진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가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전반적인 재고조정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대폭 감소했다"며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소진 압박 심화로 반도체 가격이 분기 중 계속 하락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가 오히려 좋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D램 반도체 업체들은 '설비투자(CAPEX) 감소→전방산업 재고 축소→반도체 수요 재차 증가'로 회복 사이클이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와 다르게 삼성전자는 지금껏 설비투자 축소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어닝 쇼크로 피봇(입장 선회) 조건이 마련됐다고 본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도 역사적 저점 구간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 역사적 저점이 약 1.1배인데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PBR은 1.35배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을 위한 공급 전략 수정의 필요조건으로 관련 업체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며 "경쟁사들의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며 업황 반등의 충분조건도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본부장도 "반도체 주가는 6개월 정도 선행하는 특징이 있는데 3분기부터 재고 상태가 개선되는 걸 이제부터 주가가 반영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시스템 리스크를 제외한 모든 악재는 거의 다 나왔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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