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 놀음'...세터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의정부 유진형 기자]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가 있더라도 세터의 손끝에서 경기 흐름이 좌우된다.
6일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그랬다. 양 팀 세터의 차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KB손해보험은 그동안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이탈했던 주전 세터 황택의가 복귀했다. 황택의는 복귀 첫 경기부터 세트스코어 3-0(25-23 25-17 25-22) 셧아웃 승리를 이끌며 자신이 왜 국가대표 세터인지 확인 시켜줬다.
니콜라의 대체 선수로 KB손해보험에 합류한 비예나도 지난 경기보다 확실히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비예나는 공을 때리기에 급급했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상대 블로킹을 확인하고 때리는 모습이었다. 황택의의 정확한 토스가 한결 편하게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비예나와 황택의는 이날 처음 손발을 맞췄지만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25득점을 만들었다. 후인정 감독도 승리 후 "황택의가 경기에 들어가면서 볼 배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덕분에 공격수들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황택의를 뽑았다.
반면 우리카드 황승빈은 1세트 초반부터 흔들렸다. 황승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에서 트레이드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세터지만 주장을 맡을 정도로 팀을 잘 이끌고 있는 선수다.
명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세트 2위에 오를 만큼 실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확실히 볼 스피드가 빨라졌다. 하지만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경기가 그랬다. 1세트부터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결국 3세트에 신인 한태준과 교체됐다.
배구는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의 중요성이 큰 스포츠인데 황택의와 황승빈의 토스 질은 확연히 달랐다. 황택의는 정확한 토스는 물론이며 상대 블로킹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세터다. 하지만 황승빈은 아직 그 정도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발전 할 수 있는 선수다.
플레이는 세터가 만들기 나름이다. 공격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플레이를 만들어 나가는 세터는 경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코트의 사령관이다.
[부상 복귀 첫 경기부터 세트스코어 3-0 셧아웃 승리를 선물한 KB손해보험 황택의. 사진 = 의정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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