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vs '교섭', 설 연휴 흥행 기대작 스펙 비교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지난해 연말 흥행 대결의 승기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가져갔다. '아바타: 물의 길'은 지난달 14일 개봉해 4주째 누적관객 818만4370명(이하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며 흥행 중이다. 이 영화와 한 주 차로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도 선방하고 있다. '영웅'은 개봉 3주째 190만93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아바타: 물의 길'의 위세에도 의미있는 수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중이다.
이달에는 설연휴를 노린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과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이다. 국내 대형 배급사에서 배급하는 이 작품들은 할리우드 대작에 빼앗긴 관객들의 관심을 한국 영화로 되돌릴 수 있을까. '교섭'과 '유령'의 스펙을 비교해 봤다.
◇ '유령'
이달 18일 개봉하는 '유령'은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 유령을 잡기 위해 유령으로 의심받는 용의자들을 벼랑 끝 외딴 호텔에 가두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중국 마이지아 작가의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했다.
이 영화의 흥행을 점쳐볼 수 있는 이유는 연출자 이해영 감독에 있다. 심리전과 반전이 빚났던 스타일리시한 범죄 액션 영화 '독전'으로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견인한 이해영 감독은 5년 만에 신작 '유령'을 극장에 건다. 전작 '독전'에서 보여준 이 감독의 장점이 '유령'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면 '유령' 역시 어렵지 않게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경구와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 '대세 배우'들이 포진한 주연 배우 라인업 또한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만한 요소다. 제작사 더 램프㈜는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 이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인생은 아름다워' 등 상업성과 개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배급사는 CJ ENM이다.
손익분기점이 300만명대인 것은 약점일 수 있다. 최근 박스오피스에서는 한국 영화들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져왔다. 개봉 전후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아온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가 한 달 넘는 개봉 기간 동안 누적관객 327만3432명을 동원했고, 추석 흥행작 '공조2: 인터내셔날'이 약 69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다운 흥행을 이뤄냈을 뿐이다. 하지만 부가판권 판매 및 해외 판매 실적 등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이 더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특히 이 영화는 박소담 박해수처럼 글로벌한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이 포진한 작품인 만큼, 앞선 한국 영화들보다 해외 판매에서 더 좋은 실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을 전망이다.
◇ '교섭'
역시 오는 18일부터 관객들과 만날 임순례 감독의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다.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소재로 했다. 실제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이 배경이지만, 영화는 요르단에서 영화 속 80%에 해당하는 해외 분량을 촬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촬영한 이 작품은 요르단 정부 당국으로부터 예외적으로 입국 허가를 받아 촬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어려운 시기 이뤄낸 로케이션 촬영을 힘입은 볼거리를 기대해봄직 하다. 임순례 감독은 드라마 장르에서 남다른 힘을 보여줘왔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리틀 포레스트'(2018) 등의 작품이 임 감독의 드라마 장르 대표작들이다. '교섭' 역시 드라마 장르에 특화된 임 감독의 장점이 발휘된 작품이라면 관객들에 감동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사 수박은 임순례 감독과 '제보자'(2014)와 '리틀 포레스트'(2018) 등의 작품을 함께 했다. 배급사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이다.
'교섭' 역시 '유령'과 마찬가지로 손익분기점이 350만명대인 것은 약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아바타: 물의 길'의 영향력이 설 연휴 극장가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흥행을 쉽게 점칠 수 없다.
하지만 '수리남'으로 다시 한 번 연기파 배우의 저력을 보여준 황정민과 '공조: 인터내셔날'로 올해 어려웠던 한국 영화 흥행을 이끌어낸 현빈의 만남은 기대감을 주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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