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웹툰 하나, 열 콘텐츠 안 부러운 이유

강수지 기자 2023. 1. 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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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드라마·영화로 대박난 웹툰 IP①] 웹툰·웹소설·영상 IP 밸류체인 시너지 ↑

[편집자주]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이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로 재탄생해 성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원작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는 등 IP 밸류체인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웹툰 IP 영향력 확장에 웹툰 작가는 고소득 인기 직업에 등극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년 동안 꾸준히 활동한 웹툰 작가 평균 연봉이 1억1870만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2차 저작물 제작 시에는 작가에게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남아 있어 시정이 시급하다.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의 드라마·영화 등 영상화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잘 만든 웹툰 하나, 열 콘텐츠 안 부러운 이유
② 웹툰 작가, 평균 연봉 1억 시대
③ 잘 나가는 웹툰 산업의 이면

'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의 드라마·영화 등 영상화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웹툰의 IP는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훌륭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등을 통해 구현된 영상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영상화 콘텐츠 장르는 과거 드라마 위주에서 영화·애니메이션·예능으로 다변화됐다. 공급처도 케이블 방송 위주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지상파 방송·유튜브·해외 파트너 등 다채로워졌다. 영상화된 콘텐츠의 인기로 원작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며 선순환을 이뤄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웹툰산업 실태조사가 시작된 2017년과 비교하면 약 4.1배 증가하는 등 성장폭이 가팔라지며 인기 콘텐츠를 대거 배출해오고 있다. 매출액은 ▲2017년 3799억원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0억원 ▲2020년 1조5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1위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오리지널 IP와 단독 서비스를 포함, 총 25개의 드라마·애니메이션의 원작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했다.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 디즈니플러스 '커넥트', 넷플릭스 '외모지상주의'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역대 1위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드라마 공개 열흘 만에 누적 시청시간 3억6102만시간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원작 웹툰을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드라마 공개 후 원작 웹툰의 조회수는 약 80배, 주간 거래액은 59배 증가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다. 지난해 9월 말 웹툰 연재를, 11월 중순 드라마 방영을 시작했다. 웹툰·드라마 쌍끌이 흥행에 웹소설 매출은 (웹툰 론칭 전 10일 합산 매출과 드라마 방영 후 10일 합산 매출 비교) 230배 뛰었다. 12월 웹소설의 영어·일본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웹소설-웹툰-영상 등 IP 밸류체인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10억개의 웹툰·웹소설 콘텐츠와 전 세계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스토리테크 플랫폼에 IP 밸류체인 시너지가 더해졌다"며 "재능 있는 창작자와 파트너사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 선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노블코믹스 시스템을 국내 웹툰 업계에 최초로 선보인 것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웹툰과 영상의 세계관을 교차해 연결하는 프로젝트('스틸레인'-'강철비' 시리즈), 웹툰과 시나리오를 동시 개발하는 프로젝트('승리호'), 웹툰으로 노블코믹스된 작품을 다시 영상으로 론칭('김비서가 왜그럴까' '진심이 닿다' '사내맞선' '옷소매 붉은 끝동' 등)하는 등 다채로운 스토리 확장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취향저격 그녀' '아티스트' '기프트' '박살소녀' 등 50여건의 드라마·영화 등 영상 판권을 판매했다. 2006~2020년 약 65개 작품이 영상화된 것과 비교하면 판매 건수가 크게 늘었다.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 올해 각각 19편·8편 영상화 준비


올해 웹툰·웹소설 IP 영상화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는 이미 다수 영상화 콘텐츠 제작을 확정했다. 네이버웹툰은 영화 '용감한 시민' '빙의'부터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이번생도 잘부탁해' '거래' '머니게임', 애니메이션 '연의편지' '유미의 세포들' '여신강림', 창극 '정년이' 등 IP 영상화 19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 '여신강림' 등은 앞서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웹소설에서 영상으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 시너지가 확대되면서 중장기 성장성이 한층 강화됐다"며 "다양한 원천 IP를 활용해 영상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영상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도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대작 '무빙'을 비롯해 '경이로운 소문 시즌2' '국민사형투표' '신성한 이혼' 등 8개 작품 영상화를 확정했다. 작가 강풀의 '무빙'은 13년간 이어진 초능력 세계관 시리즈로 국내 누적 조회수 약 2억회를 기록했다. 드라마 대본도 강풀이 직접 썼다. 웹툰에서 풀지 못한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각오다.

황재헌 카카오엔터 IP사업센터장은 "웹툰·웹소설이 영상화 소재로 주목받는 것은 검증된 원작에 팬도 확보돼 있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OTT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면서 지상파·케이블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재를 과감히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웹소설은 소재가 무한한 '원천 IP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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