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윤심 경쟁"...與 내부서도 '비전 실종' 우려

강진원 2023. 1. 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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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권 도전 안 해"…대선주자급 후보 견제
안철수·윤상현, '수도권 출마론' 공동전선 형성
나경원 "마음 굳혀 가는 중"…막판 출마 고심
"비전으로 승부해야"…'윤심' 경쟁 우려 목소리도

[앵커]

국민의힘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초반 판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심' 행보만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정작 집권 여당의 청사진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 승부수를 띄운 김기현 의원은 최근 부쩍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선주자급 당 대표를 용산에선 부담스러워할 거란 관측이 끊이지 않는 터라, 눈길을 더 끌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4일) : 다음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국회의원이 많이 있어야 되잖아요. 국회의원을 자기편 사람을 넣으려고 할 소지가 충분히 있어요. 그래서 제가 다음 대선에 안 나간다고 아예 공개 선언했고….]

'윤심'을 겨냥한 전략적 발언이란 해석이 적잖은 가운데, 견제구를 맞은 안철수 의원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당장 내년 총선을 걱정해야지 대선을 생각할 때냐고 발끈하며, 김 의원의 공격 지점인 '공천 잡음'은 오히려 영남에서 일어난다고 받아쳤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지난 4일) : 영남권의 공천 파동 때문에 수도권이 전부 피해를 입습니다. 저는 안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누구 봐줄 사람 없습니다.]

한마디로 '공천 줄 세우기'를 통한 자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건데, 이른바 '역린'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윤상현 의원과 공동전선을 형성하며 내 건, 당 대표 후보 '수도권 험지 출마론' 역시 그 연장선에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5일) : 당 지도부를 영남권에 가둬두는 게 아니라, 수도권으로 진격하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들어주십시오.]

영남에 지역구를 둔 김기현 의원을 압박하는 동시에 '수도권 패배는 곧 총선 필패'라는 현실론을, 용산을 향해 피력하는 거란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심'의 향배에 신경을 쓰는 건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윤 대통령이 맡긴 장관급 직책의 무게감이 여전하지만, 출마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차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전 의원 (지난 5일) : (전당대회는 아직 고민 중이신 걸로?) 네, 아직 뭐 여러 가지 다 고루고루 생각해보겠습니다.]

선거전 초반, 이렇게 '윤심'만 집중 부각되면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의 정책 목표는 뭔지, 꽉 막힌 대야 관계는 어떻게 풀건 지 등 큰 그림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조차 제기되는 겁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일) : 지금과 같은 '윤심' 경쟁 전당대회의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당원 투표 100%로 대표 선출방식이 바뀐 상황에서, '윤심'을 고리로 한 '당심' 구애 작전은 선거 전략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윤심'만 좇다 보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강진원입니다.

YTN 강진원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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