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말벗 해드릴게요, 하루 종일”...‘감정케어’ 끝판왕 원한다면 [사이언스라운지]

이새봄 기자(cestbon@mk.co.kr) 2023. 1.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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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예측센터
‘서비스 로봇의 미래’서 10년후 전망
“서비스 로봇이 활성화 되기 위해
기술·규제·윤리 등 함께 고려해야”
#1. 2035년, 대한민국은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급격한 인구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30대 미혼 남성 미혼율은 이미 10년 전에도 50%를 넘겼고 30대 여성의 미혼 비율도 이제는 점점 50%에 가까워지면서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가족이 담당해왔던 고령자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인구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위협도 주기적으로 계속되면서 무인화·자동화를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서비스 로봇의 빠른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주변 환경과 사용자에 스스로 적응하며 서비스 완성도와 안정성을 점차 높여갈 수 있는 집사 로봇, 수술 로봇, 경비 로봇 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사람의 육체적 능력을 뛰어넘는 물리적 능력의 등장으로 처음에는 물리적 힘을 대신하는 단순 자동화 작업부터 시작해 지적 노동, 정서적 노동까지 로봇이 대체한다.

서비스 로봇이 음성인식만으로 이해하고 최적의 답을 도출해 다시 음성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 분야의 모든 응대 업무는 1차적으로 로봇이 대체하고 복잡한 업무만 사람이 2차적으로 처리한다.

인간행동과 근접한 동작기술의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가사, 육아, 접객, 안내 등 서비스 분야의 노동력을 상당부분 로봇이 대체한다. 집집마다 1대 이상의 서비스 로봇을 구매·구독한다. 가사일 도우미로봇은 로봇청소기 수준을 넘어서 집안 물건 위치를 인식해 물건을 정리정돈하고 빨래를 개며, 옷장에 수납을 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는 편의점 내 재고파악부터 상품진열, 상품 추천을 모두 로봇이 할 수 있게 돼 더이상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병원에서는 로봇이 환자의 상태를 통해 적합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농업 분야에서는 로봇이 날씨와 소비자 수요·식물 상태에 따라 재배량부터 재배방법,출하시기 등을 알아서 결정하고 최적의 상태로 농산물을 생산한다.

아파트에서는 무거운 물건을 싣고 집 앞까지 옮겨주는 캐리어 로봇이 항상 이동하며 물건을 나른다. 경비업무를 대신할 경비로봇은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영역을 해석하고 무인 드론을 통한 경비, 보안서버 해킹 까지 감시한다. 청소와 보안, 건물관리 등의 인력서비스는 모두 로봇기반 구독 서비스로 대체됐다.

서비스 로봇이 실외에서도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 형성을 위해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투자한 결과 건물 간 연계, 교통, 에너지 연계, 가전 등의 제품과 로봇 간 연계가 가능해졌다. 로봇 전용도로를 이용한 무인 배달, 무인 경비 로봇 등이 돌아다니고 있다. 서비스 로봇 전용 주행 도로뿐만 아니라 건물 내에는 로봇용 엘리베이터도 별도로 있다.이동 로봇이 활성화됨에 따라 로봇 전용 통합 관제센터도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통합 관제센터에서는 다양하고 수많은 로봇 운영에 따른 이동 관련

조정, 데이터 송수신에 관한 사항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가사분야의 육체적 노동뿐만 아니라 감정케어에서도 특화되어 있다. 말벗, 허깅 및 목욕 서비스 등 고령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많이 생겼다. 로봇이 감정케어도 담당하면서 반려 로봇을 구입해 정서적 안정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로보틱 데이케어 센터 등 사회적 약자 지원 영역에서도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 2035년, 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술적으로 인력을 대체할 만큼의 서비스 로봇이 개발되지 않았다. 가정용 돌봄 로봇, 안내 로봇, 교육용 로봇 등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MZ세대도 기술사용에는 부담이 없는 편이지만 로봇 기술이 MZ세대의 수요에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로봇의 사용은 정체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정체되면서 간단한 서빙, 청소 등 10년 전 활용하는 기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서빙·배송·배달·청소·방역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 하지 않는 분야의 서비스 로봇 제조는 중국산 로봇이 시장을 점령했다. 중국에서는 매년 새로운 개념의 로봇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특유의 가격 경쟁력 및 급속히 발전하는 AI 기술 성능 우위에 힘입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하지만 시장에 보급된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이 짧은 내구연한이나 낮은 AS 대응 능력으로 인해 시장의 일부 수요만 흡수하고 있어 정부는 국제 인력 교류와 다문화 정책 확대 등으로 이주노동자 확보를 위한 정책을 전개중이다.

상반된 두개의시나리오는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기술예측센터가 최근 내놓은 ‘서비스 로봇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문헌조사와 전문가 워크숍,형태분석 등의 분석을 거쳐 약 10년 후의 미래를 전망한 내용이다. 기술 수준과 사회적 수용도가 모두 올라갔을 경우 1번과 같은 시나리오가 실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술 수준과 사회적 수용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현재와는 별반 다를 것 없는 미래를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게 KISTEP 측의 분석이자 ‘경고’다.

디지털 사회와 고령사회, 코로나19 시대 등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서비스 로봇이 부상하면서 관련한 기술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 역시 올해 첫 투자처로 KAIST 연구팀이 창업한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 2021년 약 1조원에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고서는1번 시나리오같은 이상적인 서비스 로봇의 미래를 위해서는 민간·산업 중심으로 서비스 로봇 산업이 발전하고 정부가 지원역할을 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한국이 서비스로봇 글로벌 선도국이 되기 위한 고부가가치화 정책과 로봇 전용 통합 관제센터 운영 등의 지원으로 산업을 육성해야한다.

KISTEP 정의진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 로봇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프라 등 관련 기술 개발과 규제 뿐 아니라 로봇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책임소재, 로봇 관련 윤리 정립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며 “향후에는 분야별로 서비스 로봇에 접목할 AI기술의 적절한 레벨, AI기반 서비스, 로봇을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의 확보, 로봇세 도입과 관련된 논의 등 세부요인별로도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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