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넉넉하고, 잘 달리지만 주행거리는 짧아, 벤츠 EQB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B의 별명은 ‘베이비 GLS’다. 직선적인 박스형 디자인이 GLS를 빼닮았기 때문이다. GLB를 전기차로 만든 게 EQB다. GLB와 MFA2 플랫폼을 공유한다. 그래서 특징도 비슷하다. 차급에 비해 넉넉한 실내로 7인승을 구현했다.
EQB는 길이 4685㎜, 너비 1835㎜, 높이 1700㎜다. MFA2 플랫폼은 A클래스·B클래스·GLA·GLB·EQA·EQB 등 주로 소형과 중소형 제품에 사용하는데, EQB는 생각보다 큰 크기여서 같은 플랫폼이 맞나 싶다. ‘작은 차’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EQB는 GLB보다 길이를 45㎜ 늘려, 한 차급 위로 평가받는 GLC(4670㎜)나 현대차 투싼(4630㎜)보다 길다.
또 EQB의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2829㎜로 두 체급 위인 현대차 싼타페(2765㎜)보다 넓다. 차급 대비 긴 휠베이스는 7인승 구성을 가능케 한다. 2개의 개별 좌석으로 구성된 3열 시트를 옵션으로 추가해 2+3+2 배열로 7인승 모델로 사용할 수 있다. 패밀리 SUV로도 손색이 없는 공간 활용성을 갖췄다.
EQB의 디자인은 벤츠 전기차와 패밀리룩을 이룬다. 전면 중앙에는 벤츠의 상징인 삼각별과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을 배치했다. 수평 광섬유 스트립은 주간주행등(DRL)과 연결했다. 멀리서 봐도 벤츠 전기차 ‘EQ’다. 후면도 LED 테일 라이트와 수평 LED 조명 스트립이 이어지는 패밀리룩이다. 옆에서 보면 상자를 뒤집어쓴 듯한 직선적인 디자인에 개성이 느껴진다.
EQB는 국내에 EQB 300 단일 모델로 출시돼 네 바퀴 굴림(AWD)인 EQB 300 4매틱과 EQB 300 4매틱 AMG라인(고급)으로 나뉜다. 두 차의 모터와 배터리 성능은 같지만, 디자인과 품목에서 차이를 보인다. EQB 300 4매틱 AMG라인을 시승했다.
EQB의 운전석은 높은 편이다. 자리에 앉으니 큼지막한 앞 유리로 보이는 시야가 넓었다. 또 사이드미러도 큰 편이어서 운전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QB는 앞축과 뒤축에 각각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두 개의 모터는 합산 최고 168㎾(225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최대 390Nm(39.8㎏·m)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8초다. 수치로는 평범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즉각적으로 최대토크가 발현하는 전기차 특성으로 수치 이상으로 초반 가속력이 좋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쭉쭉 간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가속은 더욱 빨라져, 고속도로에서도 속도에 자신감이 생긴다.
EQB는 네 바퀴를 모두 굴린다. 주행 상황에 따라 토크를 초당 100번 배분하다. EQB는 차체에 비해 키가 커 곡선주로를 달릴 때 불안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네 바퀴 굴림차의 장점과 묵직한 차체(무게 2110~2160㎏)로 안정적이었다. 네 바퀴 굴림의 장점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높은 접지력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보다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무거운 차체는 비효율적이다. 전기를 더 쓰기 때문이다.
주행가능거리는 다소 아쉽다. 66.5㎾h 배터리를 탑재한 EQB는 한 번 완충하면 최대 313㎞를 주행할 수 있다. 많은 전기차들이 최대 400~500㎞를 달리는 것과 비교하면 짧다. 과속방지턱이나 고르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는 승차감이 다소 떨어졌다. 차급에 기준을 두면 준수하나, 가격이 8000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EQB는 최대 100㎾의 급속 충전과 최대 9.6㎾의 완속 충전을 지원한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걸린다. EQB 300 4매틱 가격은 7600만원이다. EQB 300 4매틱 AMG라인은 8100만원이다. 7인승은 AMG라인만 선택할 수 있고, 82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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