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60년간 '덜' 혁신적이었던 과학기술

이영애 기자 2023.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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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거미줄처럼 정신없이 연결된 선들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차곡차곡 정리돼 격자를 만들고 있다.

이번주 네이처는 60여 년간 과학기술 연구 트렌드의 변화를 선으로 그려 표지에 담았다.

러셀 펑크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논문 4500만 편과 특허 390만 개를 분석해 지난 60년간의 과학기술 트렌드 변화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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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마치 거미줄처럼 정신없이 연결된 선들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차곡차곡 정리돼 격자를 만들고 있다. 이번주 네이처는 60여 년간 과학기술 연구 트렌드의 변화를 선으로 그려 표지에 담았다.

각각의 점들은 논문이나 특허로 발표된 과학기술 성과를 표현했다. 서로 영향을 주거나 인용된 성과들은 선으로 연결했다. 표지의 위쪽에 무작위로 연결된 부분은 새롭고 혁신적인 성과가 많았던 과거의 과학 연구를, 아래쪽의 네모난 격자 모양을 이루는 부분은 기존의 성과를 개선하는 현대의 과학 연구를 나타낸다.

러셀 펑크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논문 4500만 편과 특허 390만 개를 분석해 지난 60년간의 과학기술 트렌드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논문의 20세기에 비해 21세기 들어 논문의 파괴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괴성(disruptiveness)은 기존의 아이디어에서 벗어나 그간의 연구 성과를 뒤집거나 쓸모없게 만들 정도의 새로운 발견을 말한다.

논문의 파괴성은 1945년에서 2010년까지 91.9% 감소했다. 사회과학과 기술, 물리학, 생명과학·의바이오 분야 순이었다. 특허의 경우에도 1980년에서 2010년 사이 78% 이상 파괴성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 과학은 기존의 이론을 뒤집거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연구보다는 기존 연구 성과를 개선하는 식의 연구가 대세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트렌드의 변화는 많은 과학 기업들이 출현하며 전보다 경쟁적인 환경이 조성되며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구 출판이나 특허 출원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며 연구자들이 혁신적인 성과보다 안전성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아인 윈 미국 노스웨스턴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논문에 대해 "과학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데이터 분석으로 조사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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