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생존코드] ⑦ '잠시 멈춘' 포털·게임…비용 감축 나선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약 1.6%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아이뉴스24는 한국경제에 퍼펙트스톰이 엄습하는 상황에서 위기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각 분야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정유림,박예진 기자] 코로나19 수혜가 줄어드는 '엔데믹' 전환에 경제 한파 우려까지 덮치며 포털·게임업계가 대응 준비에 분주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 게임사들은 다변화하는 시장에서 채용을 줄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영 효율화로 생존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네카오에도 예외 없는 '경기 한파'... 채용 속도 조절하고 비용 통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 포털과 메신저 기반 온라인(디지털) 광고 사업을 펼쳐 왔다. 이들 기업의 주요 매출원인 광고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군 중 하나다. 경기 침체나 불황 우려가 커지면 광고주는 광고 집행비를 축소한다. 특히 지난해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온라인 광고 사업 성장세도 코로나19 대유행 때와 비교하면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경영 고삐를 죄는 흐름도 두드러졌다. 채용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있었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인건비 증가 전망치를 묻자 "본사 인력 중심의 관리와 더불어 투자가 필요한 자회사는 성장 모멘텀을 잃지 않는 수준이지만 합리적인 수준으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한바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수석부사장)도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채용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입사한 신입 개발자는 두 자릿수 규모를 뽑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상반기 모집한 채용 연계형 인턴십의 경우 세 자릿수 규모였던 것을 비교하면 속도 조절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기업들에서 적극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던 코로나19 초창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 만큼 올해도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비용 절감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의 마케팅비는 3천310억원이었다. 직전 분기인 2022년 2분기(3천330억원)까지 마케팅비 규모는 계속 늘었으나 3분기부터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다. 카카오도 지난해 2분기 마케팅비 1천503억원에서 3분기에는 이를 1천120억원으로 줄이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더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경기 둔화 여파가 이어지면서 빠르게 회복세를 찾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터넷 기업들도 인력을 추가하지 않는다거나 외주 비용을 축소, 마케팅비를 줄이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 개선을 모색하는 게 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짚었다.
◆전략 갈린 게임업계 "효율화로 선택과 집중" vs "다작 앞둬 채용 중요"
2023년은 게임업계에 '위기 대응'과 '공격적 도전'이 요구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밀린 신작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으로 코로나19 수혜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낸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국내 게임시장 성장률인 21.3%의 절반에 가깝다. 2022년과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8.5%와 5.9%로, 이는 각각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게임사들은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비용 효율화'는 올해 주요 키워드이자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곳들이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쓰론앤리버티(TL)' 출시 전까지 전사적으로 인건비·마케팅비 효율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낸 넷마블은 위기 극복을 목표로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 역시 신작 출시가 연기되면서 당분간 인력 운영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전망이다.
반면 신작과 신사업을 앞두고 외형 성장을 위해 인력 강화 기조를 지속하는 회사도 없지 않다. 넥슨,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웹젠, 컴투스 등은 채용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넥슨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매 분기 신작을 선보이는 등 다작을 예고하며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오위즈와 웹젠 역시 각각 'P의 거짓'과 '프로젝트M'을 앞세워 공략에 나선다. 신년사에서 '우공이산'과 '실행력'을 강조한 위메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블록체인 사업을 가속하면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할 계획이다. 컴투스 역시 메타버스와 미디어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에 따라 '고급 인력' 쟁탈전은 올해도 유지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인사조직 관계자는 "핵심 신작과 콘솔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개발 중인 상황에서 인력을 줄일 수는 없다"면서 "최근 일부 게임사 구조조정 및 실적 악화로 몸값이 높은 핵심 개발자들이 많이 빠져나오고 있는데, 이들을 일찌감치 '모셔가기' 위한 움직임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관측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게임산업은 역동적인 생태계로 출시 신작 성과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PC·콘솔 등 서구 시장을 본격 겨냥하는 원년으로 흥행작 등장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장르 면에선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에도 서브컬처와 슈팅, 액션 등으로 확장하며, 플랫폼 역시 기존 모바일 게임 중심에서 PC·콘솔 작품들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성공 여부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을 '체질 개선의 해'로 전망하면서 콘솔시장의 높은 경쟁률, BM 차이로 인한 수익성 등을 숙제로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다양한 변화 시도는 긍정적이나, 단기간에 완전한 체질 개선은 어려울 뿐 아니라 수익성 또한 녹록지 않다"면서 "국내에서는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또한 등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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