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두 번째 BAL 입단..‘41번째 선수’ 디아즈, 자리잡을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디아즈가 이번에는 볼티모어에 자리잡을 수 있을까.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은 1월 6일(한국시간) 두 건의 로스터 조정을 발표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 내야수 레이윈 디아즈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했고 디아즈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내야수 라이언 오헌을 DFA(Designate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디아즈와 오헌은 역할이 거의 겹치는 선수. 두 선수 모두 1루수이자 좌타자다. 이날 이동은 단순히 40인 로스터 뿐 아니라 2023시즌 계획에서도 오헌을 디아즈로 교체한 것이다. 그리고 디아즈의 볼티모어 입단은 올겨울 두 번째다.
볼티모어는 올겨울 좌타 1루수를 계속 찾고 있다. 주전 1루수 라이언 마운트캐슬의 뒤를 받칠 백업을 찾고 팀에 부족한 '힘있는 좌타자'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깜짝 활약을 펼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순위 경쟁을 흔든 볼티모어는 올해 2016년 이후 첫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6년만에 위닝시즌(승률 0.512)을 거둔 볼티모어는 자신감이 오르고 있다. 단순히 승률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팀이 셰워 온 계획이 맞아 떨어지며 성적이 향상된 것이기 때문이다.
팀이 기다려온 최고 유망주인 포수 애들리 러치맨은 지난해 신인왕 2위, MVP 12위에 오르며 데뷔해 안방을 확실하게 꿰찼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러치맨의 데뷔와 함께 도약을 시작했고 베테랑 로빈슨 치리노스와 호흡을 맞출 때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한 투수진은 러치맨과 함께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더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펠릭스 바티스타, 시오넬 페레즈가 불펜을 크게 안정시켰고 선발진에서는 딘 크레머, 카일 브래디쉬 등 20대 중반의 신예급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DJ 홀 등 특급 유망주들도 빅리그에서 제대로 활약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타선도 활발했지만 좌타자가 풍족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주전 멤버 중 좌타자는 스위치히터인 러치맨과 앤서니 산탄데르를 포함해 4명이었다. 선발 라인업에는 좌타자가 적지 않지만 벤치에는 좌타자가 많지 않았다. 우완에 강했던 러치맨과 달리 산탄데르는 좌완에 더 강한 타자였고 핵심 좌타자 중 하나였던 루그너드 오도어는 팀을 떠났다. 오도어를 대신할 선수로 애덤 프레이저가 합류했지만 프레이저는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가 아니다.
같은 지구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은 강한 우투수들을 많이 보유한 팀들이다. 강한 좌타자의 존재는 지구 내 순위 싸움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1996년생 좌타자 디아즈는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 동안 614경기에 출전해 .263/.322/.469 102홈런 378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트리플A 156경기에서 .250/.325/.504 39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선보였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3시즌 동안 .181/.227/.340 13홈런 27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공을 공중으로 띄울 수 있는 타자다. 빅리그에 재대로 적응할 경우 충분히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5시즌 통산 .219/.293/.390 38홈런 131타점을 기록한 오헌이 더 낫지만 볼티모어는 오는 7월 30세가 되는 오헌보다는 아직 26세인 디아즈의 미래가 더 가치있다고 판단했다. 만약 디아즈가 볼티모어의 기대대로 트리플A에서 기록한 성적을 빅리그에서도 쓸 수 있다면 볼티모어는 한층 위협적인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디아즈 역시 현재 입지는 '41번째 선수'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즌을 마친 뒤 DFA됐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클레임했지만 피츠버그 역시 일주일만에 그를 DFA했다. 12월 초 디아즈를 클레임한 팀은 바로 볼티모어였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12월 말 포수 제임스 맥캔과 계약하며 디아즈를 DFA했고 그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했다. 애틀랜타는 디아즈를 영입한지 5일만에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로스터를 정리했고 다시 디아즈를 DFA했다. 그리고 이번에 볼티모어가 그를 클레임 한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에만 벌써 4번이나 DFA를 경험한 디아즈는 볼티모어가 또 다른 선수를 영입할 경우 가장 먼저 40인 로스터 자리를 내주고 DFA될 가능성이 크다. 입지가 불안한 '41번째 선수'가 겨울에 흔히 겪는 일이다.
그래도 볼티모어가 두 번이나 디아즈를 선택했다는 것은 분명 그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는 의미다. 아직은 자신의 자리를 확실하게 얻지 못한 '미완의 기대주'인 디아즈가 과연 볼티모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레이윈 디아즈)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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