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캐롯, 그래도 선수단은 계속 달린다

최창환 2023.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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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피할 수 없다.

구단 안팎의 복잡한 일들을 뒤로 하고 캐롯 선수들은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캐롯은 전성현(22점 3점슛 4개 3리바운드)과 이정현(18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의 활약을 앞세워 80-77로 승리했다.

캐롯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선수단은 적어도 월급 미지급 후 첫 경기만큼은 동요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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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피할 수 없다. 구단 안팎의 복잡한 일들을 뒤로 하고 캐롯 선수들은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고양 캐롯은 창단 첫 시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캐롯의 실질적 운영 주체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자금난에 빠졌고, 김용빈 회장은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대한컬링연맹 회장직과 대한체육회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농구단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일 선수단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사무국까지 월급을 받지 못했다. 13일까지 지급하겠다는 게 고위층의 입장이었지만, 구성원들은 이미 금전적인 부분에서 피해를 입었고 신뢰에도 금이 갔다. 이들뿐만 아니라 이벤트 대행사 역시 2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잔인하게도 선수들은 악조건 속에도 시즌을 이어가야 한다. 선수단이 “월급을 1주일 뒤에 지급하겠다”라는 통보를 받은 것은 4일. 캐롯은 이튿날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홈경기를 치렀다.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캐롯은 전성현(22점 3점슛 4개 3리바운드)과 이정현(18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의 활약을 앞세워 80-77로 승리했다.

캐롯은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전성현을 영입했지만, 객관적 전력상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이대성(한국가스공사), 이승현(KCC)이 이적한 데다 전성현 외에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었다. 특히 포워드 전력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롯은 세간의 평가를 뒤엎고 시즌 초반에 선전했다. 1라운드를 6승 3패 2위로 시작했고, 2라운드 초반에는 4연승까지 내달리며 1위에 올랐다. 전성현은 1라운드에 개인 첫 라운드 MVP로 선정된 데 이어 3라운드에서도 화력을 발휘, 또다시 라운드 MVP를 차지했다. 캐롯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가 될 수 있다.

다만, 캐롯은 최근 들어 승수를 쌓는 페이스가 더뎌졌다. 데이비드 사이먼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로 오프시즌부터 준비해왔던 플랜이 깨졌다. 뛰어난 화력을 지녔지만, 수비와 버티는 힘이 약한 디드릭 로슨만으로 시즌을 치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이먼의 대체외국선수로 영입한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 역시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한 김승기 감독이 추구하는 수비는 활동량이 많다. 다양한 트랩, 활발한 로테이션과 스틸을 노리는 공격적인 수비로 인해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캐롯의 전력이 탄탄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 중반 위기가 찾아올만한 팀컬러였다.

하지만 캐롯은 여전히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5연패를 당해 순위가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내려앉았지만, 전성현을 앞세운 3점슛은 캐롯이 지닌 강력한 무기다. 캐롯은 평균 12.1개의 3점슛을 성공, 2위 안양 KGC(9.6개)에 2개 이상 앞선 1위에 올라있다. 전창진 KCC 감독 역시 최근 캐롯과의 경기를 마친 후 “상당히 까다로운 팀이다. 어느 정도 격차가 벌어져도 1~2분 사이 쫓아오는 힘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캐롯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선수단은 적어도 월급 미지급 후 첫 경기만큼은 동요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성현, 이정현의 화력과 더불어 김진유, 김강선의 투지, 이종현의 골밑수비 등이 더해져 5연패를 끊었다. 7일에는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3번째 2연승을 노린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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