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최적의 맛 구현"…K-치킨 산실 'BBQ 치킨대학' 가보니

한지명 기자 2023. 1.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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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치킨의 세계화]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한 교육 기관
예비창업자 교육…균일한 맛 비결

[편집자주] 'K-치킨'이 새로운 '한류'(韓流)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치킨이라는 글로벌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국식 조리법을 확장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시스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푸드의 존재감을 높일 최적의 첨병이다. 그 중심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뚝심'이 있다. BBQ치킨은 2003년 해외 진출 시작 이후 맛과 품질, 현지화 전략으로 'K-치킨 세계화'에 앞장서는 선봉장에 섰다. 세계인의 입 맛을 사로잡고 있는 BBQ치킨의 성공 전략을 분석해 본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BBQ 치킨대학' 전경.(제너시스BBQ 제공)

(이천=뉴스1) 한지명 기자 = "반죽물과 파우더를 생닭에 골고루 묻히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BBQ 치킨대학 1관 교육장에는 예비 창업자의 열기로 가득했다. 조리실에는 두건과 앞치마를 두른 창업자들이 강사를 둘러싸고 수업에 한창이다. 이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를 놓칠세라 열심히 종이에 옮겨 적었다. 배운 것을 토대로 매일 아침마다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치킨 품평회가 열렸다. 강사는 교육생들이 튀긴 닭 조각을 꼼꼼하게 살폈다. 이후 잘못 튀겨진 치킨을 테이블에 올렸다. "BBQ 프라이드치킨의 핵심은 튀김의 모양(컬)"이라고 강조했다. 매장마다 동일한 컬을 만드려면 꼼꼼하게 칠해진 튀김옷과 기름이 만나 결이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20·30대 젊은 예비 창업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현미(32)씨는 어머니 김수미(57)씨와 함께 매장을 열기 위해 교육에 참여했다. 이씨는 4년 전 경기도에서 카페를 차렸지만 코로나19로 손님의 발길이 끊기자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접었다. 이후 재창업을 위해 BBQ를 선택했다.

이씨는 "일주일간 치킨 조리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식품위생법, 근로기준법, 손익계산법, 세무 신고하는 법을 배웠다"며 "이런 내용은 밖에서(창업 이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치킨대학에서 창업 노하우를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BBQ 치킨대학에서 강사와 예비 창업자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제너시스BBQ 제공)

BBQ는 최고의 교육 역량을 자부한다. 모든 가맹점에 균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균일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윤홍균 제너시스BBQ 회장의 철학이 담겼다. 윤 회장이 정의한 프랜차이즈 '업'(業)의 본질이기도 하다.

치킨대학은 1999년 9월 경기 광주에서 시작해 14년째 맥을 이어오고 있다. 2003년 9월 이천으로 터를 옮겼다. 대지 면적은 약 27만㎡, 연면적 6700㎡다. 교육장에는 최대 572명을, 숙소에는 133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이곳에 예비 창업자들이 와서 2주간 교육을 받는다. 교육과 숙식 모두 무료다. 강의실과 세미나실, 조리실습장 등 교육시설과 숙박시설, 대형 식당, 체력단련실까지 완비했다. 교육 과정을 마쳐야만 가맹점을 운영하는 '패밀리'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창업 캠프'를 통해 조리법, 식재료 손질법, 닭을 튀기는 방법 등 기초 과정을 배운다. 한 해 평균 250팀이 교육을 수료한다.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진로캠프', 대학생에게 마련된 '직업캠프' 등 BBQ 치킨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과정도 있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BBQ 치킨대학에서 예비 창업자들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제너시스BBQ 제공)

엔데믹 이후 교육생들의 나이도 어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40~50대 교육생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면, 최근 20~30대 비중이 60%로 역전됐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BBQ를 찾으려는 젊은 창업자가 늘었다"고 했다.

배달 전문 매장 BSK(비비큐 스마트 키친, BBQ Smart Kitchen)의 인기도 높아졌다. 코로나19가 한참이던 2020년 6월 첫 매장을 연 이후 6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에 400여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이날 만들어진 치킨은 BBQ의 '치킨대학 착한기부'를 통해 이천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됐다. 따끈따끈하게 갓 튀겨진 치킨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었다. BBQ는 23년간 전달한 치킨이 120만 마리에 달한다고 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20억원에 달한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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