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름기 육지생물 대멸종, 자외선 탓이었다

이병철 기자 2023. 1. 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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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억5190만년 전 발생한 페름기 대멸종에서 육지 생물이 거의 멸종에 이른 것은 오존층 파괴로 강해진 자외선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2018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해양 생물의 페름기 대멸종 원인은 산소 고갈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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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5190만년 전 화산폭발로 오존층 파괴
지구에 닿은 자외선 세져 육지생물 피해
해양 멸종은 산소고갈, 산성화 탓
육지, 해양 멸종 시차 있어 원인 달라
페름기 대멸종 상상도. /Dawid Adam Iurino PaleoFactory, Sapienza University of Rome

약 2억5190만년 전 발생한 페름기 대멸종에서 육지 생물이 거의 멸종에 이른 것은 오존층 파괴로 강해진 자외선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양 생물 멸종 원인은 밝혀졌지만 육지 생물 멸종은 시간이 달라 확실한 원인을 알지 못했다.

펑 리우 중국 국립과학원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페름기 대멸종 직후 식물의 화석에서 자외선을 막기 위한 물질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강력한 자외선이 육지 생물을 멸종으로 내몰았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강하게 내리쬔 햇살이 화석에 흔적 남겨

페름기 대멸종은 마지막 고생대인 페름기와 중생대의 시작 지점인 트라이아스기 사이에 지구 생명체의 70~80%가 멸종한 사건이다. 해양 생물이 89% 이상 멸종한 것은 기온 상승과 바닷물의 산성화 때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육지 생물이 멸종에 가깝게 몰린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페름기 대멸종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100만년 동안 계속된 화산 폭발 때문에 일어났다. 화산 폭발로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지구 기온을 섭씨 40도까지 올렸고, 바닷물은 산성이 됐다.

연구진은 당시 환경이 어땠는지 알아보기 위해 티베트 남부 지역의 페름기와 트라이아스기의 지층에서 그때 번성했던 양치식물인 알리스포라이트 화석 804개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했다.

페름기에 살았던 식물 알리스포라이트의 화석. 식물 화석은 당시 기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대체 자료로 활용된다. /Feng liu

분석 결과, 페름기 대멸종 이후 화석에서는 자외선 흡수 분자(UAC)의 농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UAC는 식물이 외부 자외선이 강해졌을 때 세포 손상을 막기 위해 만드는 물질이다. 페름기 대멸종이 일어난 시기에 지구에 내리쬐는 자외선이 강해졌다는 증거다.

화석의 종류도 페름기 대멸종을 계기로 변했다. 대멸종 이전 시기에는 화석 대부분에 꽃가루가 들어 있었지만, 대멸종 이후에는 포자가 대부분이었다. 포자는 양치식물이나 버섯, 곰팡이의 생식세포로, 세포벽이 두꺼워 강한 자외선처럼 나쁜 환경에도 견딜 수 있다. .

펑 리우 교수는 “화학적인 분석과 생물학적인 분석 모두에서 자외선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자외선이 페름기 대멸종의 원인이라는 시나리오도 가설 중 하나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름기 후반에 일어난 화산폭발은 지구 생명체의 70~80%를 멸종시켰다. 가장 큰 피해는 해양 생물들이 봤다. /Natural History Museum

◇바닷물 산소량 감소, 찬 바다 생물에 피해

지구에는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페름기 대멸종은 그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먼저 페름기 해양 생물의 멸종 원인을 밝혀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2018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해양 생물의 페름기 대멸종 원인은 산소 고갈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화산 폭발로 수온이 오르면서 바다의 산소량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해양 생물은 신체 대사 속도가 빨라져 더 많은 산소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연구로 당시 수온과 산소 농도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화산 폭발로 인해 수온은 10~15ºC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바닷물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은 80%로 줄었다.

연구진은 갑각류, 물고기, 조개 등 현존 해양생물 61종을 대상으로 산호량 감소의 영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추운 바다에서 사는 생물이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티스 도이치 워싱턴대 교수는 “열대 바다에 사는 생물은 이미 산소 부족에 적응한 상태여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 생물의 멸종 원인이 밝혀졌다고 해서 육상 생물에게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려웠다. 육상 생물과 해양 생물의 대멸종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연구진이 2020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페름기 대멸종은 육지 생태계에서 먼저 일어났고, 해양 생물 멸종은 그로부터 수십만년 더 지나고 시작됐다.

참고자료

Science Advances, DOI : https://doi.org/10.1126/sciadv.abo6102

Science, DOI : https://doi.org/10.1126/science.aat1327

Nature communications,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0-15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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