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사상 완성은 군주론 아닌 ‘피렌체史’
유석재 기자 2023. 1. 7. 03:03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하인후 옮김 | 무블 | 780쪽 | 4만4000원
“달랑 ‘군주론’만 읽고 마키아벨리(1469~1527)를 이해했다고 한다면 왕십리까지 와서 서울을 봤다고 자랑하는 시골 양반의 허세와 같다”고 감수자인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말한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가 생애 마지막에 쓴 ‘피렌체사(史)’를 읽어야 사상의 전모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는 ‘군주론’을 헌정하고 피렌체의 지배 세력 메디치 가문이 다시 그를 써줄 것을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그리고 공화정 세력의 공부 모임 교사로 초빙된 뒤 이번엔 로마 공화정을 다룬 ‘로마사 논고’를 썼다. ‘피렌체사’는 그 종합판인 셈이다.
그가 쓴 피렌체의 역사는 나름대로 공화정의 이상이 펼쳐지던 시대(1216~1434)가 1부, 메디치 가문의 집권부터 집필 시점까지 이어진 사실상의 군주정 시대(1434~1520)가 2부로 구성됐다. 공화제가 군주제로 넘어가는 동안 그토록 문예부흥의 향기가 가득했던 피렌체는 동시에 권력투쟁의 피비린내도 코를 찔렀다. 마키아벨리는 그 역사를 치밀하게 서술하며 군주제 세력에겐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라”, 공화파에겐 “자유를 지키는 방법을 먼저 알고 나서 자유를 추구하라”는 충언을 던진다. 주석이 들어 있는 국내 첫 완역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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