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안보체계 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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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은 38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대남 위협 수위를 고조시켰고,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완충구역에서 수차례 방사포 발사로 노골적 도발을 자행했다.
하지만 핵을 앞세운 북한의 대남도발 수위는 완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오히려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질주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징비의 출발은 우리의 잘못과 흠결과 북한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적합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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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성 결핍·기강해이 점검해야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 회장
지난해 북한은 38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대남 위협 수위를 고조시켰고,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완충구역에서 수차례 방사포 발사로 노골적 도발을 자행했다. 미사일로 우리의 영해를, 무인기로 우리의 영공을 침략했다. 이런 노골적 위협적 공세적 대남도발 기조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 전례 없는 새해 첫날 단거리탄도미사일(SLBM) 발사, 제8기 6차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2022년 12월 26~31일)에 담긴 위협적 메시지, 600㎜ 초대형 방사포(KN-25) 실전배치 등의 불길한 징후 때문이다.
북한의 전원회의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는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회의체이자 의사결정기구’다. 우리가 전원회의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지향점을 예측해 우리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 때문이다. 이번 전원회의의 특징은 국방력 강화와 대적(對敵) 행동계획의 구체적 메시지를 밝히고, 대적 활동에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군사적 공세적 속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저의를 반영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한국에 대적 행동으로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 핵탄두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천명했다. 특히 전술핵 전면화는 한국을 겨냥해 선제타격 용도라는 점도 밝혔다.
이처럼 북한의 2023년 핵무력 및 국방발전 전략은 예년에 비해 훨씬 공세적 위협적 방향으로 전환했다. 물론 전원회의의 공세적 메시지 이면에는 청사진 제시도 어려운 북한 경제의 실상을 은폐해 주민의 불만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핵을 앞세운 북한의 대남도발 수위는 완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오히려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질주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위협은 국가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그러나 우리는 30여 년의 세월을 안이하게 허비했다.
사실 이런 위중한 상황을 자초한 근원에는 우리의 잘못된 북핵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즉 ‘핵을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 ‘설마 같은 민족에게 핵을 사용하겠는가’ ‘대미협상용’이라는 북한의 장단에 춤춘 것이 잘못이다. 또한 외교와 대화로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자아도취로 자강(自强)의 기회를 상실한 것도 잘못이다. 이런 잘못이 국가 존망의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다. 잘못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북핵 징비(懲毖)’가 절실하다.
한편 군사력은 무기, 훈련, 정신력의 결합물이다. 훈련하지 않은 군대의 최신무기는 무용지물이며, 그 군대가 오합지졸인 것은 당연하다. 실전 훈련은 정신 전력을 향상시켜 무기 성능을 배가한다. 문재인 정부가 도상 훈련에 치중하면서 훈련의 질은 떨어졌고 기강은 해이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는 훈련 부족, 기강 해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대화=평화’에 매몰된 군의 야전성 결핍은 문제라는 평가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 및 수도권 상공(12월 26일)을 5시간 동안 돌아다녔는데도 격추에 실패했다. 이런 잘못을 시정하고 우리 안보체계를 담금질하려면 ‘안보체계의 징비’가 절실하다.
징비의 목적은 잘못과 비리를 경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대비책을 마련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징비의 출발은 우리의 잘못과 흠결과 북한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적합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안보 징비는 안보의 자강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점에서 지체할 수 없다. 정부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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