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비리 연루 백여 명…“발 빼려 하면 브로커가 협박”
[앵커]
'허위 뇌전증' 병역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미 알려진 배구, 축구 외에 볼링과 승마 선수 등 100여 명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계약을 해지하려는 의뢰인을 브로커들이 협박하고, 법적 절차를 동원해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근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는 전문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가 있습니다.
입대 대상자들에게 신경계 질환 허위 진단을 받도록 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구 씨 등이 재판에 넘겨진 직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병역 비리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만 100명이 넘습니다.
스스로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한 프로배구 조재성 선수와 프로 축구선수에 이어 볼링과 승마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헬스트레이너, 래퍼 등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러 허위 진단이 동원됐는데 검찰이 특히 주목하는 건 '뇌전증'입니다.
뇌신경 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등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다양한데다 판독도 어렵습니다.
검찰은 구 씨 등이 이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병역을 피하려다 적발된 사례는 최근 10년 간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병역의 신'이라 홍보한 브로커들은 병역 기피를 알선한 대가로 한 사람당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아챙겼습니다.
이 과정에 나중에 문제가 될 걸 우려해 계약을 해지하겠단 의뢰인을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허위 진단 받는 걸 중도 포기한 의뢰인에게 상담수수료 2천만 원을 요구하며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환/변호사 :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너는 벌써 불법적인 일을 의뢰한 것이다',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본인보다는 의뢰인들이 처벌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했습니다."]
검찰은 브로커들이 운영한 행정사 사무소를 통해 병역을 회피한 이들이 더 있는지 조사중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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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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