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왕자 "25명 사살" 논란…탈레반 "국제법정 회부해야"

영국 해리 왕자가 아프간전에서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히자 군 전문가들이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내놨습니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를 통해 아프간전에 참전해 아파치 헬기를 몰면서 25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한 뒤, 체스판에서 말을 없애는 것과 같았다고 묘사하고,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2003년 아프간 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켐프 전 대령은 영국 현지시간으로 6일 BBC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며, 그는 탈레반이나 추종 세력의 보복심을 새삼 자극해서 해리 왕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이 탈레반 전사를 인간 이하 존재나 쓰러뜨릴 체스 말로 봤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뒤, "영국군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닌 그런 발언은 오해를 일으키는 한편, 영국군과 영국 정부에 해를 끼치려는 이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리 왕자는 자발적으로 아프간전에 참전해 훌륭한 평판을 얻었지만, 이번 폭로로 어느 정도 명성이 훼손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킴 대럭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라면 아프간전 경험에 관해 그렇게 상세하게 적으라고 권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라크전에 참전한 보수당 애덤 할러웨이 의원 역시 스펙테이터지 기고문에서 군인이 몇 명을 사살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이는 품격과 생명 존중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언론인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탈레반이 범죄를 '자랑스럽게' 고백한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정권 당시 경찰 대변을 지냈던 칼리드 자드란은 성명에서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런 범죄는 언젠가 국제법정에 회부될 것이며 해리 왕자와 같이 범죄를 자랑스럽게 자백한 범죄자는 국제사회가 보는 가운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해리 왕자 등의 이런 행동 때문에 아프간인들이 깨어나 무장봉기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재경 기자(samana8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world/article/6443327_3613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