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켈트 음악, 서구 문화를 이해하는 출발선
이교도·반문명·신비주의로 점철
20C 후반 다방면서 가치 재평가
월드뮤직의 중요 장르 자리매김
지인들과 가진 송년회 자리에서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성탄절과 트리 장식의 기원에 대해서였는데, 엉뚱하게도 불똥이 켈트 문화에 튀었다. 이야기는 점점 거창해져서, 결국 화두는 켈트 문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들의 문화는 반기독교 또는 반문명의 상징일 수도 있지 않은가까지 번졌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기 시작한 켈트 문화는 문학, 음악, 미술 등 다방면의 문화 운동을 통해 복권의 기회를 얻었다. 그 시작은 영화로 더욱 친숙한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이었는데, 1949년에 첫선을 보인 이 소설은 여러 설정을 통해 확실히 켈트 문화의 재평가에 발동을 걸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서구 사회에서 새로운 운동으로 인정받은 뉴에이지 운동과의 연계를 통해 켈트 문화는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았다. 켈트 문화의 예술에서 차용되는 독특한 원형 문양, 그리고 휘슬을 비롯한 전통악기들과 언어체계는 이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에서 서구 문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중요한 문화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월드 뮤직으로서 켈트 음악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일랜드를 비롯한 프랑스,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성행했던 켈트족의 전통음악이다. 휘슬과 피들로 상징되는 아일랜드 음악으로서든, 백파이프를 사용하는 스코틀랜드와 스페인 갈리시아의 지역 음악으로서든, 켈트 음악은 이제 월드 뮤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르가 되었다. 이런 서구 문화의 방대함을 담은 켈트 음악과 켈트 문화의 전통을 우리가 간단히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프랑스 브르타뉴 태생 하프 연주자 알랑 스티벨이 언급한 켈트 음악의 신념을 보면 그 단초를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켈트 음악은 우리를 서구 근대화의 시초로 이끌고, 우리를 서로 이어줍니다. 각각의 서로 다른 문화는 특히 제국주의로 인해 모두 그 연계가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켈트 문화권 국가에서 살지 않는 여러 국가의 젊은이들이, 켈트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들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무엇인가를 발견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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