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팝콘까지…美 공화당 강경 우파에 하원의장 선거 ‘난장판’

김양순 2023. 1. 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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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의회가 사흘째 하원의장을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표를 열한 번 했지만 과반 득표자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공화당 강경파들의 반란이 도를 넘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열한 번째 투표에서도 불발됐습니다.

미 의회를 이끌 하원의장 선출이 사흘 동안 진행됐지만 과반 득표자가 또 없었습니다.

[하원 서기 : "선출 못했습니다. 선출 못했습니다.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못했습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미 공화당 강경 우파들의 반란이 도를 넘어서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하원의장 후보로 등장했습니다.

[맷 게이츠/미 하원 공화당 의원 : "(게이츠 의원?) 도널드 존 트럼프."]

옆 자리 동료 의원도 황당하다는 표정입니다.

[맷 게이츠/미 하원 공화당 의원 :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관점과 특성을 지향하는 분입니다. 미국인을 우선시할 수 있게 하는 분입니다."]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은 케빈을 찍겠다고 하더니 공식 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가 아닌 다른 케빈을 호명합니다.

[로렌 보바트/미 하원 공화당 의원 : "진정으로 변치않는 후보입니다. 저는 케빈 헤른, 오클라호마 의원에게 투표하겠습니다."]

미국 의회의 독특한 표결방식인 호명 투표제에 따라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르게 돼 있고, 하원 의원이 아니더라도 의장 후보는 가능하다는 걸 악용한 겁니다.

[하킴 제프리스/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 "공화당 의원들이 이기심으로 이 혼돈을 만들었습니다. 공화당에서 정리해야 합니다."]

의원들은 책을 읽거나 본회의장에서 금지된 스마트폰 검색을 대놓고 합니다.

자신의 차례도 잊어버렸습니다.

["산토스 의원? 산토스 의원?"]

피자 배달이 끊이지 않아 산더미 같이 쌓였고, 민주당에선 공화당의 혼돈을 불구경하겠다는 의미로 팝콘을 든 의원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본회의장에 간식 반입은 불가능하지만 담요를 덮고 몰래 먹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캣 캐맥/미 하원 공화당 의원 : "민주당은 우리가 서로 싸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렇게 팝콘과 담요, 술까지 가지고 온 걸 보면 확실하지 않습니까?"]

미국 언론들은 난장판이 된 미 의회의 상황을 보도하며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원의장 투표가 열차례 넘게 진행된 건 1850년대 미국 남북전쟁 땝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이지은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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