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팝콘까지…美 공화당 강경 우파에 하원의장 선거 ‘난장판’
[앵커]
미국 의회가 사흘째 하원의장을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표를 열한 번 했지만 과반 득표자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공화당 강경파들의 반란이 도를 넘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열한 번째 투표에서도 불발됐습니다.
미 의회를 이끌 하원의장 선출이 사흘 동안 진행됐지만 과반 득표자가 또 없었습니다.
[하원 서기 : "선출 못했습니다. 선출 못했습니다.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못했습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미 공화당 강경 우파들의 반란이 도를 넘어서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하원의장 후보로 등장했습니다.
[맷 게이츠/미 하원 공화당 의원 : "(게이츠 의원?) 도널드 존 트럼프."]
옆 자리 동료 의원도 황당하다는 표정입니다.
[맷 게이츠/미 하원 공화당 의원 :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관점과 특성을 지향하는 분입니다. 미국인을 우선시할 수 있게 하는 분입니다."]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은 케빈을 찍겠다고 하더니 공식 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가 아닌 다른 케빈을 호명합니다.
[로렌 보바트/미 하원 공화당 의원 : "진정으로 변치않는 후보입니다. 저는 케빈 헤른, 오클라호마 의원에게 투표하겠습니다."]
미국 의회의 독특한 표결방식인 호명 투표제에 따라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르게 돼 있고, 하원 의원이 아니더라도 의장 후보는 가능하다는 걸 악용한 겁니다.
[하킴 제프리스/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 "공화당 의원들이 이기심으로 이 혼돈을 만들었습니다. 공화당에서 정리해야 합니다."]
의원들은 책을 읽거나 본회의장에서 금지된 스마트폰 검색을 대놓고 합니다.
자신의 차례도 잊어버렸습니다.
["산토스 의원? 산토스 의원?"]
피자 배달이 끊이지 않아 산더미 같이 쌓였고, 민주당에선 공화당의 혼돈을 불구경하겠다는 의미로 팝콘을 든 의원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본회의장에 간식 반입은 불가능하지만 담요를 덮고 몰래 먹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캣 캐맥/미 하원 공화당 의원 : "민주당은 우리가 서로 싸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렇게 팝콘과 담요, 술까지 가지고 온 걸 보면 확실하지 않습니까?"]
미국 언론들은 난장판이 된 미 의회의 상황을 보도하며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원의장 투표가 열차례 넘게 진행된 건 1850년대 미국 남북전쟁 땝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신용 10등급에 “대출 금리 낮춰라”…거부하자 마트 발령
- ‘뇌전증’ 병역비리 연루 백여 명…“발 빼려 하면 브로커가 협박”
- ‘반도체 한파’ 예상보다 더 추웠다…역대급 ‘어닝쇼크’
- 이기영, 시신 유기 현장검증서 ‘손짓’…나흘째 수색 난항
- 박희영 “실무진 착오” “영악하지 못해서”…청문회 답변 논란
- “조합장이 대통령 같아요”…감시까지 ‘쥐락펴락’
- 비밀경찰 의혹 중식당의 귀국 지원, 영사업무에 해당?
- 가동도 못 해보고…수상태양광 구조물 강풍에 ‘와장창’
- 트럼프에 팝콘까지…美 공화당 강경 우파에 하원의장 선거 ‘난장판’
- ‘서해 공무원 피격’ 박지원만 구속 피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