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파크골프장 ‘우후죽순’…낙동강 수계 몸살

[KBS 창원] [앵커]

공원에서 골프를 치는 '파크골프'가 고령층의 인기를 끌면서 경남의 자치단체마다 파크골프장 짓기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낙동강 수계에 들어선 파크골프장 가운데 절반 넘게 허가조차 받지 않거나 불법으로 확장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말 하루 천 여 명이 찾는 김해의 파크골프장,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원상복구 요청을 받았습니다.

2017년 7만 천 ㎡ 규모의 다목적공원으로 허가받은 수변공원에 불법으로 시설을 만든 탓입니다.

[김해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수변)공원으로 조성돼 있었는데 거기에 일부 잔디를 심고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파크골프장으로 조성하고 이용한 것으로."]

창녕의 수변공원에 만들어진 한 파크골프장은 지난 1일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4월 말, 3만 4천여 ㎡ 규모로 만들었지만,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 강 건너에 칠서취수장이 있는 탓에, 잔디 관리용 농약이나 비료의 오염 우려로 폐쇄된 겁니다.

[창녕군 관계자/음성변조 : "앞에 취수장이 있다 보니까 합법으로 해 주기가 힘들다. 양성화가 안 되는 지역이니까, 그래서 저희들이 폐쇄를 시킨 거고."]

경남 전체 파크골프장은 모두 50곳, 이 가운데 낙동강 수계에 있는 28곳은 하천 범람과 수질 오염 우려 탓에 규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 28곳 가운데 10곳은 허가 없이 생긴 데다, 5곳은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허가 없이 규모를 넓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절반 넘는 곳이 불법인 겁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5곳 가운데 먼저 8곳에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습니다.

[안찬길/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공사1과 : "무단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한 현장은 차례대로 다 (회복 명령) 할 겁니다. (복구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추가 독촉 및 고발 조치 예정으로…."]

국가하천인 낙동강 관리 권한이 환경부에서 자치단체로 옮겨지면서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희자/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 "주민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눈치 안 보고 시설들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불법까지 자행하면서."]

원상 회복 명령을 받은 불법 파크골프장 8곳 가운데 현재까지 1곳이 폐쇄하고, 3곳만 원상 복구됐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김신아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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