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사태' 진화 나선 구단, 되레 기름 부어…갈수록 ‘엉망진창’
감독 경질 뒤 임명된 대행도 사퇴
결국 김기중 전 코치, 새 감독으로
단장은 어리둥절 해명 논란 키워
성난 팬들은 자비 모아 ‘트럭시위’
구단의 아마추어 같은 대응은 ‘프로’팀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엉망진창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총체적 난국이다.
시즌 도중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 지시 논란과 더불어 권순찬 감독의 경질로 뒤숭숭한 흥국생명이 6일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48)을 후속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 신임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4년간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로 당시 박미희 감독을 보좌했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팀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감독 경질 후 첫 경기인 지난 5일 인천 GS칼텍스전에서 구단의 알 수 없는 해명이 이미 혼란스러운 상황에 기름까지 부었다. 빠른 상황 수습을 위해 투입된 신용준 신임단장은 경기 전 준비하지 않은 듯한 기자회견으로 논란을 키웠다. “개입이라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그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권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이 ‘김연경·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로테이션(전·후위 배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여 구단주가 경질한 것”이라며 ‘윗선’의 개입을 인정하기도 했다. 또 해당 소식을 유튜브로 접하고 있다는 말까지 더해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팀의 간판선수인 김연경과 베테랑 김해란은 경기 직후 용기를 내 “선수 기용에 관한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신 단장이 말한 이유로 감독이 경질됐다면 더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까지 연이어 노출했다. 권순찬 감독 경질로 감독대행을 맡은 이영수 수석코치는 이날 한 경기만 지휘한 뒤 “권순찬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라며 사퇴했다.
성난 팬심은 더 끓어오른다. “프로배구팀에 비정상적인 갑질을 하는 팀 모기업 태광그룹에 실망했다”는 일부 팬들은 자비를 모아 6일 트럭시위를 시작했다.
흥국생명은 불과 얼마 전 팀 내 갈등과 학교폭력 논란 등을 어정쩡한 행보와 해명으로 넘기려다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거기에서 큰 교훈을 얻지 못한 듯 보인다. 구단이 수습에 나설수록 논란은 커진다. 관중 동원 1위라는 높아진 인기와 팬들의 관심이 버거워 보인다.
시즌은 한창인데 선수들과 팬, 구단 간 신뢰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균열이 생겼다. 팀 내 혼란 상황을 수습하려는 노력보다 빨랐던 후속 사령탑 선임도 좋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