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X처럼"... 송혜교가 밝힌 '더 글로리'의 비밀
송혜교와 배우들, 제작진이 밝힌 뒷이야기
'더 글로리'를 통해 인생 연기를 보여준 배우 송혜교가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새로운 모습에 놀라는 시청자들을 보며 조금 뉘우쳤다는 고백도 해 눈길을 모았다.
6일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 배우들의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엔 안길호 감독과 김은숙 작가, 배우 송혜교 임지연 이도현 염혜란이 등장한다.
극 중 문동은(송혜교)의 방 벽엔 가해자들의 사진이 잔뜩 붙어있다. 송혜교는 "다른 배우들이 스틸 사진 찍는 것만 해도 힘들었다고 하더라. 너무 많이 찍어서"라고 말했다.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의 뺨을 동은이 때리는 장면을 보고 이도현은 "뺨을 진짜 때린 건가"라며 놀라워 했고, 송혜교는 "그럼 큰일나지"라고 답했다. 임지연은 "귀한 액션 신 중 하나다. 잘 휘두르고 잘 맞아야 하는 신이어서 조금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안길호 감독은 "혜교씨 눈빛을 찍을 때 '끝났다' '살았다' 느낌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혜교는 "현장에선 내 모습을 잘 안 봤다. 혼자 뭔가에 계속 갇힐까봐 모니터링을 일부러 안 했다"고 설명했다. 임지연은 "혜교 언니 얼굴과 표정을 보니까 자연스럽게 저 표정이 나온 거 같다"고 했고, 김은숙 작가는 임지연에게 "악역 체질"이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내레이션이 편지 형식인 이유
김은숙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유서, 편지 이런 건 제가 제일 잘 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에 대한 설명을 잘 하고 싶었다. 잊지 않으려고 쓰고 자신의 인생의 기록, 17년 복수를 준비하면서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편지 형식을 빌렸다"고 말했다.
안길호 감독은 복수 하나만을 위해 살아온 동은이기에 배경은 최소화된 인테리어로 쓸쓸한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문동은이 박연진과 가해자들을 처음 만나는 신에 대해 송혜교는 "처음에는 수위를 잘 모르겠더라. 지문에는 미친X처럼 하라고 적혀 있었다. 어느 정도 수위인가 혼자 생각하고 했는데 감독님이 오셔서 '더 미친X처럼 해달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점점 세졌다"고 전했다.
송혜교의 새로운 얼굴
송혜교는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호평에 대해 "예고 보고 그런 반응이 많았는데 좀 뉘우쳤다. 그동안 내가 뭘 했었나. 내가 이런 모습을 너무 안 보여드렸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 웃었다.
체육관에서 동은이 선전포고를 하는 신을 보고 김은숙 작가는 울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빌드업이 쭉 되어서 저기까지 오니까 선전포고하는 감정이 카타르시스도 있고, 송혜교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준 거다. 편집실에서 울었다. 가편 보고서. 아마 사람들이 수군거리지 않았을까. 자기가 쓰고서 운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동은이가 웃을 때마다 슬펐다. 여정이(이도현)와 동은이 신 중에서 이 신을 제일 먼저 생각했다. 칼춤 추는 망나니 여정과 왕자님은 필요없는 동은이를 생각하며 썼다"고 설명했다.
이도현은 "때리고 욕하고 피 터지고 불륜 찍다가 나랑 (혜교) 누나랑 찍는 신은 말랑말랑하다. 저만 멜로를 찍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런 방향성으로 가도 되냐는 질문을 했다. (감독님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도 좋지만 뭔가 되게 안쓰러운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측은지심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종종 해주셨다"고 밝혔다.
하도영(정성일)은 시청자의 시선
안길호 감독은 "정성일 배우에게 '한국의 양조위 같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 했었다. 정말 좋은 배우가 될 거 같다"고 칭찬했다.
김은숙 작가는 "도영이는 시청자의 시선이라 생각했다. 가해자의 주장과 피해자의 주장, 서로의 주장 가운데 있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의 선택은 너무 분명하다. 가해자들이 세게 벌 받아 가는 걸 원하실 거다. 잘 따져보는 누군가도 있었으면 좋겠다 해서 도영이가 있는 건데, 도영이 신의 엔딩을 쓰고 보니까 '도영인 결국 이런 사람이었구나' 싶더라. 그때 도영일 제대로 알겠더라"고 말했다.
명랑한 조력자 강현남을 연기한 염혜란은 "'난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다'라는 대사가 화두가 되는 한마디다. 현남은 밝고 긍정적인 면모 덕분에 (힘든 상황을) 버틸 수 있었을 거다"라며 피해자 캐릭터지만 너무 다양한 색을 줘서 선을 지키며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 끝나고 못 봐서 그 사이 너무 톱스타가 되어있는 거다. '하실까요?' 했는데 마침 그때 스케줄이 맞았다"며 기쁨을 표했다. 송혜교는 염혜란의 팬이었다며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하고 싶었다. (이번엔) 생각보다 몰아서 촬영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함께 연기하며 너무 좋았다. 울컥한 적이 많고 현남과 촬영할 때 많이 힐링이 됐다"고 털어놨다.
흉터를 공개하는 노출신
송혜교는 '더 글로리'에서 가슴 아픈 노출신이 있다. 옷을 벗고 온 몸 가득한 흉터를 주여정(이도현)에게 공개하는 장면이다.
김은숙 작가는 "혜교씨한테 캐스팅 제의하면서 '그런 신이 꼭 필요해. 그런데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물어보는 거야. 괜찮을까?' 했는데 '언니 나한테 두 달만 줘'라고 하더라. '운동하게?' 물으니까 '아니 살을 더 빼야 돼 그럼'이라고 했다. 저 신에서 예쁘지 않고 정말 앙상하고 왜소하길 바란다더라. 그때부터 밥 먹을 때 곤약밥을 먹더라. 그 노력이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했다.
송혜교는 "그냥 예쁘면 안 될 거 같았다. 동은이라는 캐릭터를 맡고 나서부터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외모를 꾸밀 시간도 여유도 없다. '사람으로서 너무 신경을 안 쓰나' 생각도 했지만 동은이는 그게 맞는 거 같아서 이번 작품은 정말 외적으로 신경 안 썼던 거 같다"며 "특히 이 장면은 예쁜 몸이 아니라 진짜 앙상해서 보시는 분들이 마음이 정말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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