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폰·가전 다 안 좋다... 삼성·LG 영업익 69%·91% 급락 쇼크

오로라 기자 2023. 1. 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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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스마트폰·TV 판매 부진에 어닝쇼크
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안에 있는 전시장의 모습.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은 전년 대비 8.58% 떨어진 70조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 기업 사상 첫 연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급락한 탓에 빛이 바랬다. 특히 작년 4분기엔 2014년 3분기 이후 한 번도 무너진 적 없었던 분기 영업이익 5조원 방어벽이 무너지며 역대급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 절벽에 직면하고 스마트폰·가전 분야도 성장이 정체하며 재고가 급증한 여파였다. 올해도 최소 상반기까지 반도체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 ‘반도체 혹한’ 타격 컸다

6일 삼성전자는 매출 301조7700억원의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연매출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까지 사상 최대였던 2021년의 매출 279조6000억원보다 무려 2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전년 50조원을 훌쩍 넘었던 영업이익(51조6300억원)이 지난해엔 16% 감소한 43조3700억원에 그치며, 매출 신기록의 의미가 퇴색했다.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작년 4분기 실적이 급락한 여파였다. 삼성전자가 이날 함께 공시한 작년 4분기 잠정 매출은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8%, 69% 떨어진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가 전망한 6조9245억원에 무려 2조6245억원이나 못 미치는 실적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33분기 만이다.

잠정 실적에선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의 30조원에서 24조~25조원대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쌓이며 지난 3분기부터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앞서 SK하이닉스·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시장 경쟁사들이 감산을 결정했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공급 조절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증권가에선 그나마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이 선전하며 반도체 부문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과 TV·가전도 부진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해 1위 애플과의 글로벌 점유율 격차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 재고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분기마다 10% 안팎씩 하락하면서 반도체 분기 실적이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 압박이 거세지면서 삼성전자도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치킨 게임’을 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 1분기 말에는 반도체를 생산할수록 손해 보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효자 종목’ 가전·TV 모두 부진

이날 LG전자도 연간 매출 83조4695억원, 영업이익 3조5472억원의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연간 매출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지만, LG전자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6% 떨어졌다. 4분기 실적이 특히 좋지 못했다. LG전자는 4분기에 매출 21조85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2% 폭락한 655억원에 그쳤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못 미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16분기 만이다.

LG전자 역시 주력 제품인 TV·가전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주요 시장인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침체가 심화됐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 영향도 컸다. 증권가에선 TV 부문이 지난해 500억~7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자동차 전장(VS) 부문은 작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연간으로도 1730억~2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낸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박상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가전이나 TV 부문은 올해도 크게 호전되진 않을 것”이라며 “전장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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