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예상보다 더 추웠다…역대급 ‘어닝쇼크’

석민수 2023. 1. 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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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 상황도 답답합니다.

지난해 4분기 기업들 성적표가 나왔는데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70% 가까이곤두박질쳤습니다.

먼저 석민수 기자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삼성전자가 잠정 집계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 3천억 원,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9% 줄었습니다.

6조 원 안팎일 거라는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돈 건데,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는데, 수요와 가격 모두 예상을 밑돌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에서도 수요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내려간 건 2014년 3분기 이후 8년여 만입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녹록지 않습니다.

반도체, 특히 주력인 메모리 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민숙/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 "메모리 부문만 보면 거의 BEP(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내려온 것으로 보이고요. 반도체 부문은 1, 2분기 적자 돼서 2분기에 실적 바닥으로 보고 있고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 10년여 만의 분기 적자가 예상되고, 올해도 손실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올해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은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삼성전자의 가전 분야 라이벌 LG전자도 4분기 영업이익이 655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9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원자잿값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으로 따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유지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입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석민수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이 정도로 나쁠 줄은 다들 예상 못했다고요?

[기자]

네, 시장 예측으로는 5~6조 원 정도는 그래도 되지 않겠나 봤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전년도의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작년 1, 2분기 때만 해도 14조 원씩을 넘겨서 성적이 괜찮았거든요.

지난 4분기는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생각보다 훨씬 부진했다, 실제로는 겨우 적자를 면한 거다,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6일)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올랐네요?

원인이 뭔가요?

[기자]

네, 삼성전자 어제(5일)보다 1.3%쯤 올랐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는데요, 삼성전자가 이제 메모리 생산량을 좀 줄이지 않을까, 그래서 가격이 회복되고 실적도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가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인위적으로 생산량은 안 줄인다, 투자도 그대로 하겠다", 이렇게 얘기해왔는데요.

그런데 수요가 많이 없다보니까 지금 삼성전자에 메모리 칩 재고가 10주 정도 판매할 만큼 쌓여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적자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 방침을 수정할 수밖에 없단 예상이 나오는 건데요.

주가는 당장은 선방했지만 우리 산업 전체에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을 생각하면 암울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반도체가 효자 역할을 해왔는데, 올해 수출 전망도 좋지 않겠네요?

[기자]

지난해 우리 수출 전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분의 1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반도체 수출이 10% 넘게 줄어들 거라는 국책은행 연구소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전체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죠.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소비가 당분간 회복되긴 힘들 거란 전망이 우세하고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변수도 고려해야겠습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이경민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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