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 만의 11차 투표서도 의장 못 뽑아…하원 뒤흔든 '프리덤 코커스' 목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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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선출이 사흘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원의장 선출을 두고 10차 이상 투표가 진행된 것은 남북전쟁 이전인 1859년 이후 164년 만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종료 이후부터 이날까지 강경파 의원들과 만나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기존 5명에서 1명으로 완화 △운영위원회에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추가 배치 △멕시코 국경 단속 강화 법안 본회의 회부 등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이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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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매카시는 민주당에 너무 협조적"
소수정파 몽니에 '미 의회 민주주의 위기' 비판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선출이 사흘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164년 만에 처음으로 11번의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 공화당 초강경파 의원 모임 ‘프리덤 코커스’가 같은 당 케빈 매카시 의원을 지지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혼란이다. 이들은 민주당 정부를 상대로 더 강한 투쟁력을 발휘할 사람이 하원의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카시는 그동안 너무 양보만 해왔다는 것이다.
매카시는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며, 하원의장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측 간 견해차가 커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수 정파 세력의 ‘몽니’에 미국 의회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흘 사이 11차례 투표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속개하고 다섯 차례 투표를 진행했지만, 의장 선출에 또다시 실패했다. 투표 첫날(3일) 두 차례, 이튿날 네 차례를 포함해 이날까지 총 11번이나 투표를 반복했지만, 과반(218명)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원의장 선출을 두고 10차 이상 투표가 진행된 것은 남북전쟁 이전인 1859년 이후 164년 만이다.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잇따르면서 첫날 소속 의원 222명 가운데 203표를 얻었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200표를 받는 데 그쳤다. 하원은 결국 휴회를 선언하고 6일 선출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프리덤 코커스 목표는?
하원의장 공백 사태 중심에는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가 있다. 2015년 결성된 프리덤 코커스는 공화당의 풀뿌리 보수주의 운동인 ‘티파티’에 뿌리를 둔 조직으로 작은 정부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친(親)도널드 트럼프 인사 35명이 소속돼 있는데, 이 중 20명이 현재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자신들이 별도로 추천한 하원의장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파행을 이끌고 있다.
11차 투표에서는 초강경파 의원 중 한 명인 맷 게이츠가 엉뚱하게 하원의장 후보 자격조차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기도 했다. 노골적으로 반(反)매카시 기조를 보여준 셈이다.
이들의 반란 목표는 공화당의 야성(野性) 강화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려면 민주당과 지나치게 협상에 나서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의장이 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소수 세력이 당파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의회 민주주의를 악용하는 행태에 미국 언론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공화당 난맥상에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매카시는 업무를 잘 해낼 것”이라고 지원을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당근책’에도 반란은 계속
공화당 지도부는 비상이 걸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종료 이후부터 이날까지 강경파 의원들과 만나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기존 5명에서 1명으로 완화 △운영위원회에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추가 배치 △멕시코 국경 단속 강화 법안 본회의 회부 등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이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지도부는 이날도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며 막판 물밑 설득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원내대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후보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끝까지 의장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쪽이 뜻을 굽히지 않는 만큼,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하원의장 공백 사태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미 언론들은 소수 정파 프리덤 코커스의 독단 행동에 미 의회가 마비 상태에 빠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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