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영업 이익 큰 폭 하락 LG전자…자동차 전장 빼곤 믿을 구석도 없다

안하늘 2023. 1. 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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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LG전자는 6일 연결 기준으로 매출 21조8,597억 원, 영업이익 655억 원의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심지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2조6,723억 원, 영업이익 4,698억 원이었으니 이보다 매우 낮은 '어닝쇼크'다.

DS투자증권은 올해 LG전자 VS부문의 영업이익이 4,31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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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로는 흑자 냈지만 LG이노텍 실적 빼면 적자 전망
전자 중에는 TV 사업부가 대부분 적자 낼 듯
LG전자 미래먹거리 전장 사업 기대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연합뉴스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전 세계를 덮친 경기 둔화 먹구름 속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등을 늘렸고 이것이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6일 연결 기준으로 매출 21조8,597억 원, 영업이익 655억 원의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역대 분기 중 최대였고, 2021년 4분기와 비교해 5.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2%나 줄었다. 심지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2조6,723억 원, 영업이익 4,698억 원이었으니 이보다 매우 낮은 '어닝쇼크'다.

이는 LG전자 연결 기준 실적에 포함된 자회사 LG이노텍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LG이노텍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중국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 폐쇄 여파로 생산이 급감하면서 LG이노텍의 실적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LG이노텍은 이달 말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의 실적을 빼더라도 LG전자는 소폭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실적으로 LG전자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TV 사업 3분기 연속 적자 전망…생활가전도 부진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 LG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여 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이번 잠정 실적에선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LG전자 영업 손실의 대부분이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서 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189억 원, 3분기 554억 원의 적자를 냈다.

LG전자의 주력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과 에너지 공급 불안정 등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수요가 부진했고, 액정표시장치(LCD) TV는 중국 경쟁회사들의 저가 공세로 고전했다.

LG전자 실적을 책임졌던 생활가전(H&A) 사업부 역시 소폭 흑자를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은 늘고 물류비는 여전히 부담스러워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TV와 생활가전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집콕' 수혜를 입었기 때문에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부진이 예상됐다.

반면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자동차 전장(VS) 사업은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사업에 진출한 이후 7년 넘게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7년 적자 기록했던 전장 사업이 효자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콘셉트 사진. LG전자

전 세계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LG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의 반등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상반기는 가전 업계의 성수기가 아니다. 다만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재료·물류비 등 생산비 부담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장 분야에서 수주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VS사업본부가 LG전자 전체 실적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DS투자증권은 올해 LG전자 VS부문의 영업이익이 4,31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의 전동화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올해보다 좋아지면서 자동차 생산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H&A 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1조5,703억 원)보다는 낮지만, HE 사업본부(3,652억 원)보다는 높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생활가전과 TV 판매가 소비 위축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전장 사업이 중요한 실적 방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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