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죄 ‘부정 청탁’ 입증 관건…검, 두산건설 후원금 집중
네이버·차병원 특혜도 조사할 듯
이 대표 소환으로 수사 매듭 전망
검찰은 그간 확보한 자료와 진술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업 후원금 모금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민원 현안이 있는 기업들을 골라 후원금을 내도록 했는지가 쟁점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지난해 12월28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는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변호인을 통해 검찰 측과 일정을 협의해 출석 날짜를 조율해왔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다. 이 대표가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기업들로부터 성남FC(제3자)에 후원금을 내도록 해 이득을 보게 한 뒤 그 대가로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거론되는 기업들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성남에 있는 6곳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들 기업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조사하면서 특히 ‘두산건설 후원금’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정자동 부지 용도 변경을 해주는 대가로 후원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미 전 두산건설 대표와 전 성남시 공무원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확보한 자료도 많아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고 검찰은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공소장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비서관이 공모했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검찰은 네이버와 차병원의 특혜 의혹도 확인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성남시에서 건축허가를 받아 제1사옥(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옆 부지에 제2사옥을 건설했다. 비슷한 시기에 네이버는 2015년 5월 이 대표 측근인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시, 성남FC와의 4자 협약을 통해 40억원을 지원했다. 차병원은 옛 분당경찰서 부지 등을 매입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목적으로 3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이 최종적으로 이 대표 소환만을 남겨두면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해 9월 사건을 넘겨받아 4개월 가까이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여 후원금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또 전 두산건설 대표와 전 네이버 대표 등 사건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이 대표 관여 여부를 조사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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