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은행 문 닫아요… KB국민, 일부 점포서 시범 운행

최혜승 기자 2023. 1. 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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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일반 영업점은 해당 안 돼”
국민은행 로고. /조선DB

KB국민은행이 관공서 안에 설치된 일부 출장소들을 중심으로 점심시간 영업을 중단한다. 일부 점포만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코로나로 단축된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기는커녕 이용 시간을 더 줄였다”는 불만이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11개 영업점에 대해 ‘점심시간 동시 사용’ 제도를 6개월간 시행한다. 대상은 관공서나 군부대 안에 위치한 소형 점포들이다. 보안상 문제 등으로 일반 고객의 출입은 불가하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행원들이 점심을 먹는 1시간 동안 출입문이 차단된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지방은행 중에선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등이 소형 점포에 한해 점심시간에 문을 닫았다. 이 제도는 금융노조가 수년간 요구해온 사항이다. 지금처럼 교대로 점심시간을 갖는 방식으로는 은행원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은 이번 방침이 일반 점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시행 점포는 전체 직원이 2명 정도고 일반 고객 출입은 제한돼 있다”며 “시범 운영 이후 일반 영업점으로의 확대 여부도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시범운영을 거쳐 다른 점포나 타은행에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점심시간을 쪼개 은행에 들러야 하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크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이런 소식이 공유된 지 하루 만에 12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연차 쓰고 은행 가야 할 판이다” “은행은 평일에도 문을 일찍 닫는데 직장인들은 도대체 언제 이용해야 하나” “대민업무나 서비스직은 대부분 교대 운영하는 데 왜 은행만 점심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은행 대기가 더 길어지겠다” “대면 업무를 줄일거면 은행 애플리케이션이라도 쉽게 만들어라” “점심시간에 문 닫을 거면 은행 업무 시간을 연장해라”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코로나 이후 줄어든 은행 점포 영업시간도 반발을 더 키우고 있다. 현재 은행 점포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3시 30분까지로 이전보다 총 1시간 줄었다. 여기에 점심시간 1시간마저 문을 닫는다면, 고객들이 은행에 방문해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5시간뿐이다.

반면 “행원들이 교대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30~40분 밖에 되지 않는다. 휴식이 필요한 건 맞다” “저녁 6시까지 운영하는 탄력점포를 이용하면 된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지자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국민은행의 탄력점포를 방문해 “최근 코로나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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