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뇌부 즉각 문책론에 선 긋는 윤 대통령

심진용 기자 2023. 1. 6. 20: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 무인기 대응 실패 놓고 야당 “국방장관·합참의장 등 경질” 요구
이태원 참사 ‘이상민 책임론’ 연계 부담…“군 검열 결과 본 뒤 판단”
내통설 지목된 김병주 “지도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고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인기 식별 경로 지도’를 화면에 띄워놓고 “구글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을 겹쳐보고 (침범 가능성을) 알았다”면서 여권이 제기한 ‘북한 내통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박민규 선임기자

북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개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과 연계될 수 있어 부담이 더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군 지휘부 문책론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종합적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도 군 당국에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무인기 침범 이후 총체적인 무능을 노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은 군 지휘부 문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합참의 전비태세검열 결과가 나오면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윤 대통령은 참사 발생 직후 “책임이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되는 것이지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군 수뇌부를 대거 물갈이할 경우 지휘공백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온다.

이 장관 책임론에는 한층 신중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 장관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연초 개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군 당국 문책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이후 대응을 “초대형 안보 참사”라고 맹공하며 이 장관과 대통령실 경호·안보 라인 교체를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충격적인 안보 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 했던 군 수뇌부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적반하장의 극치이고 이적행위이자 군기문란”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각과 대통령실을 전면 개편하고 국정운영 쇄신을 촉구한다”며 고강도 인사 개편을 요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군 작전 실패 책임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경호 실패 책임은 김용현 경호처장이, 위기관리 실패 책임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야당의 충돌은 ‘북한 내통’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제기한 김병주 민주당 의원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자료 출처를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고 했다. 북한 내통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이는 김 의원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인지, 대통령 의중인지 확실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했고, 신 의원에겐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