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3표차’ 학부모에 딱 걸렸다… 당선자 뒤바뀐 초교 회장 선거

지난 3일 해당 학교에서 공지한 내용. '담당 교사의 고의 조작'이라는 부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뉴스1

전북 군산의 한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 결과가 며칠 만에 번복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직 교사가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감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6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군산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달 29일 3~5학년을 대상으로 전교 학생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투표 마감 후 학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투표 결과를 공지했다. 총 111명 중 109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A후보(56표)가 B후보(53표)를 3표 차로 앞서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를 보던 B후보의 아버지 C씨 눈에 이상한 부분이 들어왔다. 부회장 투표 결과지와 회장 투표 결과지의 문서 서식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이었다. 글자 굵기 등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에 조작을 의심한 C씨는 군산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갔고 투표 결과가 잘못됐음을 확인받았다. 이후 다시 본 제대로된 결과에는 두 후보의 득표 수가 서로 바뀌어 있었다. A후보가 아닌 B후보가 56표를 얻어 당선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투표 결과 정정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담당 교사의 고의 조작’으로 당선자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해당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당시 선거를 담당했던 교사는 문제 제기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으며, 지난 2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의혹이 제기된 당일 두 후보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학교를 나섰다고 한다.

전북교육청은 학교 등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실수가 아닌 고의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조사할 것이다. 현재 해당 교사가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여서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