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물도 없어요"…가뭄 시달리는 '섬마을' 알고 계시나요
남부지방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육지보다 물이 부족한 섬 상황은 특히 심각한데요.
넉 달 넘게 이어진 가뭄에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는 주민들을 배승주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인구 50명 가량이 사는 작은 섬 우도입니다.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15m 깊이 우물이 말랐습니다.
[김영래/경남 통영시 우도 이장 : 완전히 마른 건 4개월 정도 됐죠.]
마을 곳곳에 파란색 물탱크가 있습니다.
집집마다 기본 2개에서 많게는 5개 이상도 갖고 있는데요.
텅텅 소리가 날 정도로 안은 모두 비어있습니다.
수자원공사에서 제공하는 생수 서너 병으로 1주일을 버텨야 해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합니다.
[천양급/경남 통영시 우도 : 주로 라면 같은 것을 많이 먹지. 쌀 씻는 물도 아까워서…]
변기에 쓸 물도 없습니다.
집안에는 빨래가 한가득 쌓였습니다.
[천양급/경남 통영시 우도 : 쌓아놓고 옷만 계속 입는 거예요. 그래서 옷이 쌓여서 지금 엉망입니다.]
집집마다 빗물받이 아래 크고 작은 통이 놓여있습니다.
[이거 빗물 받아 쓰려고요. {여기 구멍이 뚫려 있네요. 빗물을 받기 위해서요?} 예.]
[{빗물로 씻는 거네요?} 물 데워서 빗물도 깨끗하잖아요.]
인근 연화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최연자/경남 통영시 연화도 : 제가 이웃에 놀러가고 싶어도 못 가고 그 집에 물이 귀하니까 우리 집에도 못 와요.]
섬을 찾는 관광객은 크게 줄었고, 배편도 따라 줄었습니다.
[여객선 업체 관계자 : 너무 손님이 없어요. 경영악화 때문에…]
일부 터미널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이 때문에 승객을 배에 태우고 뒤늦게 표를 끊고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추위와 위험에 노출된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이 추운데…]
계속된 가뭄에 작은 섬마을은 불편을 넘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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