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버튼 누르자 580km 밖의 불도저가 자유자재로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부스
태블릿PC와 핸들로 원격 운전
자동차 등 자율주행 트렌드 여전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불도저 조종석에 앉았다. “오른쪽 핸들은 불도저 날을 조종하고요, 왼쪽 핸들은 자동차 스틱과 같아요. 버튼을 앞으로 누르면 드라이브, 뒤로 누르면 후진입니다.” 직원 잭 클라크가 간단히 조작법을 알려줬다. 드라이브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으니 모니터 화면을 통해 보이는 불도저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곳으로부터 580㎞ 떨어진 애리조나주 투손의 황무지에 있는 불도저라고 했다.
태블릿PC 화면의 계기판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황무지 저편 타이어가 있는 곳까지 불도저를 몰았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원격 운전 어렵지 않죠?” 그가 웃으며 말했다.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3’이 개막한 이날 자동차·중장비·농기계 등이 모여있는 모빌리티 전시관(LVCC 웨스트홀)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번 CES에서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만 역대 최다인 300여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메르세데스-벤츠·스텔란티스 등 완성차업체, 현대모비스·도요타보쇼쿠 같은 전장업체, 퀄컴·모빌아이 등 자율주행용 반도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조선업을 주력으로 하는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완전자율운항 시스템이 탑재된 미래형 LNG선 모형을 부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했다. HD현대의 자회사 아비커스는 이미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태평양을 횡단하는 초대형 LNG 운반선에 이 기술을 적용해 사람 개입 없이 2주간 자율운항하는 데 성공했다. 아비커스의 이준식 책임연구원은 “자율운항은 인공지능(AI)이 여러 경로와 날씨 정보 등에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 비전센서 정보를 융합해 최적 경로와 속도로 선박을 사고 없이 제시간에 운항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LVCC 노스홀에 부스를 차린 일본기업 휠은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를 가지고 왔다. 병원이나 공항 등 크고 복잡한 건물 내부에서 사용하는 이동수단이다. 휠체어에 앉아 부스 건너편까지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시작 버튼을 누르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원 제프 요시오카는 “손잡이 양쪽에 센서가 있어 사람이나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해 가거나 잠시 정지한다”고 말했다. 부스 건너편 목적지에 도착한 뒤 휠체어에서 일어서자 휠체어가 자동으로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건물 내부가 크고 복잡한 LVCC에서 취재 중 여러 번 길을 잃고 헤맸다. LVCC 센트럴홀에 있는 LG전자 부스까지 휠의 자율주행 휠체어로 이동하면 얼마나 편할까.
제프에게 물었더니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LVCC 센트럴홀 내부 지도 등 관련 정보가 입력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라스베이거스 |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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