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차야, 몸에 좋아"…이웃 모녀 살해범, 정신과 약 넣고 범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 한 빌라에서 이웃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A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먹인 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는 6일 살인·상해·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마약)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7월쯤부터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으며, 초등학교를 중퇴해 글을 읽지 못하는 등 직업을 갖기 어려워 수익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월세, 기타 생활비 등으로 지출이 많아지면서 카드 대금을 납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사위와 둘째 딸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압류하겠다' '고소하겠다' 등의 말을 들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A씨가 이웃인 40대 여성 B씨의 귀금속(시가 600만원 추정)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A씨는 지난해 9월11일 밤 11시쯤부터 12일 새벽 사이 B씨와 10대 C양 모녀에게 자신이 복용하던 정신의학과 약을 가루로 만든 뒤 도라지 차에 넣고 B씨와 C양에게 "몸에 좋다"며 먹여 정신을 잃게 했다. 음료에 탄 약물은 마약과 향정신성 약물 등 2가지다.

이후 A씨는 두 사람이 깨어나자 흉기로 B씨를 찌른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C양은 둔기 등으로 폭행한 뒤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

A씨가 준 약물을 먹고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D군이 숨진 모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당시 경찰은 A씨가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피해자들의 신체에서 발견된 점과 피해자의 집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점을 들어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날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 측은 "국민참여재판은 A씨가 원하고 있으나 증거기록 검토 후 어떤 절차로 진행할지 상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A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은 2월7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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