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대담] 누울 자리보고 발 뻗는다고...불경기에 조용한 사직도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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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현장 오늘 '신년특집 대담'-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장사하는 사람이나 주식투자 모두 세상의 흐름이 바뀌는 걸 조금이라도 빨리 알고 싶어 하죠. 그래서 연말 연초면 트렌드 관련 책이 많이 팔리는데요. 올해 소비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온라인 리서치 회사죠.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윤덕환 이사 모시고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매년 연말 연초 트렌드 관련 책 쏟아지더라고요. 마크로밀 엠브레인도 트렌드 책 내잖아요. 2023 트렌드 모니터. 특별한 다른 데에서 나오는 트렌드 책과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내는 책의 차이가 있습니까?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일단 가장 큰 게 오래 냈습니다. 15번째 책입니다 이게.
[앵커]
15년째 내는 거네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햇수로는 13년째인데요. 한 해에 3번 낸 적이 있어서. 권수로는 15권입니다. 제목이 자꾸 바뀌어서. 근데 특징적인 거는 이게 어떤 근거 데이터를 분석해서 트렌드를 전망하냐가 중요한데 저희는 기본적으로 리서치 데이터. 소비자의 태도 조사 결과를 분석해서 내는 데에 가장 특징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많은 트렌드 책들이 너무 많이 쏟아지니까 소비자들이 트렌드 변화를 알고 싶어도 고르기 어려워요. 정말 제대로 분석이 된 책인지 말장난하는 건 아닌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제가 팁을 하나 드리면 리서치 데이터든 빅데이터든 분석해서 나온 게 있고, 뉴스성이 강한 사례분석을 해서 내는 책이 있잖아요. 이 두 가지 책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사례를 분석한 책은 뉴스성이 있기 때문에 재미가 있어요. 다만 이게 대중적 현상으로 확산되는 거냐 이건 검증해보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장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유행할 거라고 나온 책인데. 재미는 있는데 대중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죠. 그것처럼 뉴스성 있는 건 확인을 해보셔야 하고 그리고 저희처럼 데이터를 분석하는 빅데이터든 리서치 데이터든 분석하는 책은 5~60%의 대중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가지고 파악하니까 흐름은 맞아요. 그런데 이미 경험하고 있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중 소비자들이 재미없어합니다.
[앵커]
재미없어도 정확하다는 건가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그래서 이 두 가지 책을 보완제 성격으로 겹쳐보시면 기회요인과 현재 현장성을 둘 다 파악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2023 트렌드 모니터에 담긴 올해의 소비 트렌드. 짧게 요약할 수 있어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핵심현상은 저희는 통제방향전환이라고 하는데 앞에 설명을 좀 드려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핵심 현상은 무지출 챌린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돈을 안 쓰는 건데 이걸 챌린지미션으로 삼아서 하루하루를 축적하는 거죠. 근데 통제방향전환이 설명이 필요한데 이게 굉장히 중요한 현상 중 하나가 소비자들이 개인감정에 집중하게 된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2015년에 저희만 겪었던 메르스가 있었잖아요. 방역 실패해서 쓰고 그랬잖아요? 어쨌든 2015년도 저희가 재봤더니 집에서 머무는 사람이 많았던 거죠. 그때 유행한 게 집밥 백 선생, 냉장고를 부탁해부터 해서 인테리어에 집중하는 현상이 유행했었어요. 그때 시작해서 그때 답답하니까 그다음에 뭐가 있었냐면 집에 오래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자기감정에 집중하는 거예요. 그다음 해에는 답답하니까 욜로라는 대열풍을 만들었고 2017, 18, 19년도에는 욜로를 겪고 나니 나 혼자 밥 먹고 술 먹고 영화 보는 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혼밥, 혼영, 혼술 해서 여러 가지 혼자 하고 이게 공적 공간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적 공간에서 혼자 보내다가 공적 공간까지 확대되다가 그 끝이 저희는 뭐라고 봤냐면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날 거라고 봤어요. 그게 2019년도입니다. 그때 외로움이라는 현상은 지속가능한 현상은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사회성을 복원하려고 살롱문화가 유행했습니다 코로나 직전까지. 책 모임이나 와인 모임 이게 유행했었죠.
[앵커]
그게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군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사회성을 자기 취향으로 복원하는 형태의 노력이었던 거죠. 그러다가 코로나 1년 차 때 이게 딱 막혔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1년 차 2년 차 때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인 못 하니까 사람들하고 상호작용을 못 하니까 뭐가 유행했냐면 MBTI가 대유행했습니다. 자기 정체성을 심리 검사지로 확인하는 거죠. 그리고 2020, 21, 22년까지 유행한 게 자산시장이 2020년 초반에 잠깐 떨어졌다가 폭등했잖아요. 주식시장 가상화폐시장 부동산시장 다 해서. 그러니까 어 조금만 공부하면 이게 통제 가능한 시장이구나? 이런 식의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코로나 1년 차 2년 차 3년 차 때 무슨 일이 있었냐면 회사나 학교를 가기 싫으면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그때 학교를 들어가는 아이들이 엄마 나 열이 나는데? 학교 안 갈래 이게 되는. 과장님 저 열이 나는데요? 하면 어어 윤대리 재택해. 이렇게 자기 컨디션으로 주변 일상이 재배치되는 경험을 한 거예요. 그러다가 2022년도 상반기에는 큰 선거가 두 번 있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랑 지방 선거가 있었는데 이때 어떤 사회 현상이 있냐면 당신의 신념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엄청 돌아다니죠. 그럼 어떻게 되냐? 코로나 1년 2년 3년 차 겪으면서 사람들이 내가 사회를 통제할 수 있구나 이런 인식이 과잉된 게 2022년도 상반기까지였는데 2022년도 하반기에 어떤 일이 생겼냐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제 현상이 내 통제선 바깥으로 돌아다니죠. 아 이게 원래 통제가 가능한 현상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통제를 방향 전환합니다.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앵커]
자기가 사회나 주변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그 감을 통제할 수 있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밖에 없었네라고 인식을 전환하는 거죠. 그게 2023년도의 지배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고 핵심현상이 무지출 챌린지라는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통제 방향이 사회에서 나로 바뀌었다. 근데 그게 무지출챌린지하고 어떻게 연결되는 거예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내가 가지고 있는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굉장히 아끼는 거예요. 아끼고 의미 있는 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거기 쓰는 거죠. 이 현상으로 전환되는 것이 2023년도의 핵심 현상입니다.
[앵커]
그럼 그것이 소비 트렌드, 무지출 챌린지가 소비 트렌드의 중요한 단면인 거예요? 연관성이 있는 거예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그렇죠. 소비 트렌드의 핵심 현상 중 하나가 사실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다른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 나오는 책에도 보면 첫 번째 챕터가 평균 실종이라는 현상이거든요. 저희도 되게 비슷한 현상인 게 예를 들면 내가 돈하고 시간이라는 자원이 작잖아요. 그럼 소비를 어떻게 하느냐?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의미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합니다. 평균을 딱 봐서 종 모양의 정상곡선을 가지 않고 두루두루 어 저거 유행한데 저기에 지출할 수 있는 돈과 시간 자원이 없으니까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내가 의미 있는 분하고 식사해야 하는데. 한 달에 한번 약속 잡았는데
[앵커]
플렉스 그런 겁니까?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플렉스랑은 다른 차원인데 그거 할 만큼의 자원이 없는 거죠. 하루를 잡아서 의미 있게 지출해야 하는데 자원이 없잖아요. 그러면 다른 날은 편의점에서 식사를 때우는 거예요. 하루는 오마카세 아주 고급 음식점에 가서 쓰는 거죠.
[앵커]
그걸 위해 무지출로 참는다?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네 그래서 이게 평균적 소비가 실종된 현상. 극단적인 양극단 소비 현상으로 진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요즘 MZ세대 MZ세대 하는데 그런 현상이 나이별로 차이가 있을까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차이가 현저하게 나죠. 2030과 4050의 차이인데 사실 2030에 의해서 주도되는 현상이 무지출챌린지거든요. 2030은 뭘 하냐?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커피값을 아낍니다. 회사 직장인들은 탕비실에도 대부분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4050은 뭐 하냐? 저녁 술자리 약속을 줄입니다. 만남도 줄이고. 공통된 현상이 있어요. 둘 다 인간관계를 줄이고 있습니다. 사실은 밥이나 커피로 매개를 해서 우리가 대화를 하잖아요. 이게 줄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소비생활이 인간관계와 밀접한데 인간관계도 많이 양태가 달라지고 있네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그렇죠. 소수 집중의 인간관계로 전환되고 있고요. 2020년도 초반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라 해서 인위적으로 인간관계를 줄여야 했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인간관계를 줄이고 있어요.
[앵커]
코로나가 해제되어서 만날 수 있는데도 일부러 줄인다?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자원 자체가 많지 않으니까.
[앵커]
우리 젊은이들 MZ세대 이야기하니까 지난해만 해도 조용한 사직, 이런 말이 많았잖아요. 조금만 일하는 거. 퇴직은 안 하고. 그런 게 그대로 유지됩니까?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조용한 사직은 사실 그냥 조용히 그만둔다는 차원도 있지만 일단 조직생활 안에 내가 뭔가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연결, 나갈 준비를 하고 다니는 거죠. 관계 끈을 아주 느슨하게 하는 건데 이 태도는 2023년에 좀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가 직장회식에 대한 태도가 급반전되었어요. 2022년도 4월 조사한 거에 따르면 직장 회식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냐, 물어봤더니 최상의 4가지가 다 안 좋은 거예요. 귀찮다 하기 싫다 왜 이걸 하냐 이러면서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딱 7월에. 좀 다른 조사인데 법인 카드로 하는 직장 회식에 적극 참여한다고 10명 중 7명으로 확 바뀌었습니다.
[앵커]
왜 그렇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법인 카드로 하는. 이 키워드가 중요한데 그때 통계청에서는 계속 고물가 지표를 발표하던 시점이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커피나 가격을 아낄 때였고. 특히 2030의 경우에. 그러면서 2030 40대 초반까지 어떤 일이 생겼냐면 직장 회식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지만 직장생활에 대한 관여도도 바뀌었습니다. 바뀌었고 2022년 상반기까지 직장 생활하던 사람들에게 가장 유행했던 태도 중 하나가 파이어족이었어요. 경제적으로 조금 빠른 독립을 해서 40대나 늦어도 50대까지는 독립하겠다 이 태도가 10명 중 7명 직장인들이 유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 파이어족 꿈을 접고 있다?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뒤로 미루고 있고 또 흥미로운 게 이 분들이 대부분 직장생활,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자산시장 자체에서 기대감이 확 낮아지다 보니까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뭐랑 연결되냐면 자기가 다니고 있는 회사나 조직 자체가 좋은 점이나 의미 부여를 하는 태도로 확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용한 사직은 상당히 유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좀 더 의미부여를 하고 지속가능한 생활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법인카드로 회식도 열심히 참여하고.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네 그렇죠. 선배들이 돈을 좀 더 써야 하는 상황이죠.
[앵커]
그럼 아까 재테크 관련 트렌드도 바뀐다고 하는데 그럼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예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재테크는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쓰느냐인데 이게 작년까지 굉장히 큰 자산시장이 움직였다 하면 지금은 그거를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기 때문에 투자대비 수익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자기계발 시장이에요. 자기 실력이나 뭔가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지금처럼 장기적 불황을 준비하는 좋은 투자 대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 그쪽 시장은 주춤하더라도 자기 관련 시장은 지속 가능하거나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앵커]
지금 자산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으니까 그런 부분보다는 자기계발 자기 스스로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간다? 마지막으로 늘 우리가 관심 갖는 게 영상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느냐 이런 많은 변화가 있을 텐데 새로운 흐름이 보입니까?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많은 흐름이 있는데 그걸 다 이야기하려면 책이 잘 안 팔리겠죠? 어쨌든 관련이 있는데 핵심 현상 하나만 말씀드리면 요새 OTT 틀어보면 연예 예능 리얼리티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일반인이 나오는. 그게 되게 대표적 현상 중 하나예요. 연예하는 프로그램을 실제 보여줘요 관계 짝짓기 같은 프로그램인데 이게 약간 어떤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일상생활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연애하게끔. 근데 이게 되게 역설적 현상인 게 20대 남녀가 젠더 갈등상황이잖아요. 이게 저희들이 다양한 조사를 해보면 봉합될 가능성은 없어 보여요. 그런데 이분들이 생물학적으로나 성에 대한 관심, 이성에 대한 관심이 없을 수 없는 연령대거든요. 그러니까 연예 리얼리티를 보고 저희들 조사에 따르면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시즌 2, 3 연속해서 계속 나오고 있고 넷플릭스에서는 글로벌한 현상으로 K 데이팅 콘텐츠라고 해서 이렇게 명명해서 유행하는 현상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OTT 시장에서도 그런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군요. 새로운 트렌드 변화. 흥미 있게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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