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사퇴 거부…유가족 "길 가다 죽었다고" 절규

<앵커>

활동 기한을 열흘 연장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가 2차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야당 위원들은 사퇴를 촉구했고, 이 장관은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구속 상태로 증인대에 선 박희영 용산구청장.

참사 당일 밤 11시에 비상대책회의를 열지 않고도 회의를 열었다는 보도자료가 나간 책임을 직원에게 돌렸습니다.

[조수진/국조특위 위원 (국민의힘) : 회의 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돼 있군요.]

[박희영/용산구청장 : 예, 그게 실무진의 실수입니다.]

안 한 회의를 했다고 하는 게 허위지, 어떻게 실수냐는 우상호 위원장의 추궁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아, 그거는 착오가 있었다는 거죠.]

참다못한 우 위원장은 폭발했습니다.

[우상호/국조특위 위원장 (민주당) : 안 한 회의를 했다고 한 게 무슨 착오예요, 거짓말이지!]

[박희영/용산구청장 : 제가 한 거짓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상호/국조특위 위원장 (민주당) : 아니, 그러니까 내가 안 했다는 말로 또 넘어가잖아요! 대한민국에 기초단체장이 다 박희영 구청장 같지 않다고요. 열심히 하는 분들이 더 많아요. 그분들에게 먹칠을 하고 있어요.]

야당 소속 위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천준호/국조특위 위원 (민주당) : 매번 같은 대답인데요. 다시 한번, 사퇴를 생각할 일말의 여지도 없는 것입니까?]

이 장관은 같은 답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어쨌든 저는 현재 제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런 말씀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이 장관 증언에 방청석에 있는 유가족이 울부짖는가 하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우리 애가 걷다가 죽었다고. 길을 가다가 그냥 죽었다고.]

정회 후, 이 장관이 청문회장을 빠져나올 땐 아수라장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 하나만 물어볼게요, 하나만. 당신도 사람이잖아! 제발 좀 비키라고요! 왜, 왜 우리 아이들한테 한 번도 안 오고.]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유가족들의 면담 추진 의사를 묻는 질의에 "한 번 건의는 드려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양두원·이찬수, 영상편집 : 채철호)

한성희 기자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