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KT가 놓쳤던 'LG 좌완 영건'...태극마크 달고 강철매직과 함께한다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는 소형준(KT), 김윤식 이민호(이상 LG), 정해영(KIA), 최지훈(SSG), 최준용(롯데) 등 리그의 미래를 이끌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됐다. 이제 3년 차 선수들이지만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도 두 명이나 있다.
KT 위즈의 에이스 소형준과 LG 트윈스의 좌완 영건 김윤식은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고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소형준은 올 시즌 전반기 일찌감치 10승을 달성하며 WBC 국가대표팀에서 우완 에이스 역할을 할 대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김윤식의 대표팀 승선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윤식은 데뷔 후 두 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8패 3홀드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다. 올 시즌 전반기만 해도 루틴을 확립하지 못한 채 컨디션에 따른 기복에 시달렸다.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가 너무 컸다. 하지만 후반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년간 팔꿈치와 어깨 부상에 고전했던 김윤식은 선발 등판 전 어깨 컨디션 유지를 위해 불펜 피칭을 하지 않고 하체 강화 훈련을 하는 루틴을 정립하며 매 경기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게 되었다.
후반기 그의 패스트볼 구속은 146~147㎞까지 올라섰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가라앉는 체인지업의 위력은 더해졌다. 우타자 상대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류현진을 연상시킬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처럼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던질 때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기에 후반기 최고의 좌투수가 될 수 있었다. 이제 김윤식은 좌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 우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승부구를 던질 줄 아는 완성형 투수가 되었다.
투수 전문가라 불리는 이강철 감독도 후반기 김윤식의 활약을 지켜본 뒤 대표팀 좌완 계보를 이을 선수로 지목했다.
그런데 사실 김윤식은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당시 KT의 지명을 받을 뻔했던 선수다. 당시 LG는 NC와 KT에 이어 3순위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NC가 1라운드 1순위로 덕수고 좌투수 정구범을 KT는 1라운드 2순위로 진흥고 좌투수 김윤식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LG 내부에서도 그렇게 예상했고 경남고 내야수 이주형의 지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KT가 미래 포수 자원 확보를 위해 김윤식이 아닌 유신고 포수 강현우를 지명하며 LG는 지체 없이 김윤식을 지명하게 됐다.
그렇게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김윤식은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KT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승선하는 영예를 안았다. KT에서 만날 수도 있었던 이강철 감독과 김윤식의 인연은 대표팀에서 함께하게 됐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에 선발된 LG 김윤식.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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