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취소요" 수상한 목소리…달려가보니 소리없이 외친 여성 있었다

김성진 기자 2023. 1. 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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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는 여성이었다.

여성은 "잘못 눌렀다"며 "신고를 취소하고 싶다"고 했다.

'안전한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설득해 신고 접수 3분 만에 여성이 있는 오피스텔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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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긴급신고 11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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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도움이 필요하시면 숫자 버튼을 두번 눌러주세요"

지난 5일 오전 8시7분쯤 인천경찰청에 신고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전화 받은 건 김호성 경위였다.

신고자는 아무 말을 안했다. 김 경위는 '심상치 않다' 직감했다. 신고자에게 아무 숫자 버튼이나 누르라고 했다. 육성으로 말은 못 해도 '도와주세요' 알려달라는 신호였다.

신고자는 숫자 버튼을 누를 여유도 없는 듯했다. 김 경위는 수화기 너머 소리에 귀 기울였다. 젊은 남녀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김 경위는 위치추적 시스템 LBS(Location Based Srvice)를 가동했다. 동시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 분류 체계 중 두번째로 높은 코드1을 발령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신고자 위치로 추정되는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호수를 알기 위해 신고자에게 전화를 했다.

신고자는 여성이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젊은 듯했다. 여성은 "잘못 눌렀다"며 "신고를 취소하고 싶다"고 했다. 경찰은 무언가 수상하다고 직감했다. '안전한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설득해 신고 접수 3분 만에 여성이 있는 오피스텔 집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눌렀다. 어느 젊은 남성이 문을 열어줬다. 남성 어깨 너머에 신고자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 보였다. 여성은 소리 내지 않고 입으로 이렇게 전했다. '살려주세요.'

경찰관들은 여성을 집 밖으로 안내했다. 이윽고 여성에게 주먹, 심지어 흉기로 상해를 입은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함께 있던 남성을 검거했다.

조사해보니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였다. 남성은 여성과 말다툼하던 중 주먹으로 여성 얼굴을 때리고 흉기로 찔렀다.

경찰은 남성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주거지 주변 순찰 강화, 치료비와 심리 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무응답 신고가 있으면 단서가 사소하더라도 놓치지 않고 자동 위치 추적 등으로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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