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개혁 나선 배영수 “롯데 투수 성장, ‘실전’까지는 믿지 않는다”
배영수 롯데 코치는 KBO리그 지도자 가운데 이 겨울 가장 바쁜 남자다. 지난해 사직 및 상동 캠프에서 40일 동안 투수진을 이끌면서 훈련지를 하루도 떠나지 않은 가운데 오프시즌 들어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코치로 또 다른 준비도 하고 있다.
최우선 숙제는 역시 롯데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다. 배 코치는 본인 휴대폰이 새 시즌 ‘영업비밀’을 생각날 때마다 빼곡히 메모해두고 있다. 새 시즌 전체 마운드의 운영 구상과 투수들 개개인의 정보를 담은 것들이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연습경기가 이어지면서 그 내용은 더욱 방대해질 것으로 보인다.
배영수 코치는 스포츠경향에서 베테량 야구기자 2인(안승호·이용균)의 진행으로 새롭게 편성한 야구 영상 콘텐츠 <최강볼펜>에 출연해 지난 마무리캠프 만난 롯데 투수들에 대한 놀라움과 더불어 신중한 입장을 동시에 전하면서 실전 들어 뚜껑이 열릴 때까지는 절대 낙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배 코치는 “처음에 마무리캠프를 시작했을 때 투수들이 굉장히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공 빠른 투수가 상당히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음과 속구가 롯데 투수들의 장점으로 눈에 들어온 가운데 다시 한번 절실해진 것은 역시 ‘피칭’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것과 타자와 승부에서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배 코치는 “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을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코치는 투수들이 실전에 공 하나를 던진 뒤 뒤를 돌아 전광판에 찍힌 구속을 확인하는 습관도 가급적 지양시킬 예정이다.
최근에는 롯데의 마무리캠프 성과와 관련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를테면 경쟁력 있는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제구 기복으로 도약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좌완 김진욱은 투구 밸런스와 함께 제구의 ‘감’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좁은 공간의 불펜에서 벗어나 열린 공간인 사직구장 메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횟수를 늘리는 훈련법 등 새로운시도들이 효과를 보인다는 얘기다. 물론 배 코치의 조언과 제안이 녹아들어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배 코치는 젊은 투수들에 대한 평가를 일단 ‘보류’했다. 배 코치는 “이 시간, 선수들 얘기는 믿지 않는다”고 웃음기 섞인 얘기를 하면서도 “해봐야 아는 것이다. 실전에서 할 수 있어야 자기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오프시즌 포수 유강남과 내야수 노진혁 등을 영입하며 구성상의 변화를 줬을 뿐 아니라 배영수 코치를 영입해 마운드 운영의 전반적인 개혁에 나서고 있다. 2023시즌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배 코치는 그 내용을 성공으로 가져가기 위해 이 겨울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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