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추석 모녀 살해범, 복용하던 정신과 약물을 수면제로 이용

기사내용 요약
6일 부산지법서 모녀사망사건 공판준비기일 열어
금품 훔치다가 피해자들 깨어나자 잔혹하게 살해

[부산=뉴시스]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의 한 빌라에서 이웃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의 잔혹한 범행전모가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6일 오후 살인과 상해, 마약류관리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대·여)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9월12일 낮 12시50분께 부산진구의 한 빌라에서 B(40대·여)씨와 B씨의 딸 C(10대)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D(10대)군이 어머니와 누나가 쓰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와 함께 약을 처방받고 있었다.

또 초등학교를 중퇴해 글을 읽지 못하는 등 직업을 갖기 어려워 달리 수익이 없는 가운데 본인의 병원비, 월세, 기타 생활비 등 지출이 많아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고자 이웃주민인 B씨로부터 귀금속을 가로채기로 마음을 먹었다.

A씨는 자신이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는 정신과 약물을 가루로 만든 뒤 도라지청에 섞어 이를 이웃주민인 B씨와 C(10대)양 등에게 마시게 했다.

이어 A씨는 금품을 훔치던 중 B씨가 약물에서 깨어나자 흉기를 사용해 B씨를 제압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또 A씨는 C양도 깨어나자 휴대전화로 C양의 얼굴을 찍고, 둔기로 휘둘러 제압한 뒤 손이나 이불 등으로 코와 입을 막아 질식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시 경찰은 A씨가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피해자들의 신체에서 발견된 점과 피해자의 집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점을 들어 용의자로 특정했다.

한편 이날 A씨는 공판이 국민 참여재판으로 진행되기 원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A씨의 변호인 측은 "검찰의 증거기록을 아직 검토하지 못해 입장정리가 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기록 검토 후 A씨와 상의한 뒤 다음 공판기일 때 국민 참여재판 여부를 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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