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공개 비판한 대통령실, 정책 혼선 막고 당 대표 출마 견제?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 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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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6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출생 대책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정책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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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생 대책, 尹정부 기조와 달라"…정책 혼선 진화 급선무
與 당대표 출마 불만 표출 해석도…"말씀드릴 사안 아냐" 일축
안상훈 사회수석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신혼부부가 아이를 출산할 경우 대출 원금을 탕감 또는 면제하는 내용의 저출생 대책을 언급한 것에 대해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2023.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6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출생 대책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정책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이 장관급이자 대통령직속 위원회 책임자의 정책 제안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 부위원장의 저출생 정책 제안을 보고받은 뒤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참모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위원장은 전날 신년간담회에서 "신혼부부에게 결혼자금을 대출해주고 출산 시 이자와 원금을 덜어주는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보다 과감하게 출산과 연계해 (대출) 원금을 일정 부분 탕감해주는 제도를 고안하고 있다"고 했다.

나 부위원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헝가리식 출산장려 정책 모델에서 따온 것이다. 결혼하면 4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로 전환하고, 둘째 출산 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 시 원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대통령실이 공개 반박에 나선 직접적 이유는 국정 철학에 반하는 '대출 탕감' 정책이 대중에 전파되면 정책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복지 정책은 '현금성 지원'이 아닌 사회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어제 (나 부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한 것이 언론 보도되면서 관계 부처에서 질문이 쇄도해 그 내용을 대통령께 중요 안건이라 보고를 올렸고, 정부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윤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 '적절하게 그렇게 대응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후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측은 나 부위원장이 대출 탕감 정책을 주장하기 전 '정부 정책 기조에 맞지 않는다'며 수차례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이 뜻을 굽히지 않고 공개 석상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자, 대통령실 차원에서 교통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에서는 대통령실이 고위급 참모진의 실명으로 나 부위원장 주장을 반박하는 수준의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4선 중진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 부위원장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꾸준히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실이 '윤석열 정부와 나경원은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져 그의 전당대회 출마에 불만의 뜻을 전한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특히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의 뜻을 시사한 직후에 대통령실의 반박 브리핑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많이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대통령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야 한다.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직접 (반박) 브리핑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데, 나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설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치적인 것은 말씀드리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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