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온정?...푸틴, 우크라전 첫 휴전령 두고 뒷말
바이든 “쉴 틈 찾으려 한다”
전문가들 ‘시간 끌기’ 분석
휴전 명령은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교회는 개신교·카톨릭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정하고 기념한다. 키릴 총대주교는 “6일 낮 12시부터 7일 자정까지 휴전을 해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휴전령 뒤에는 전열을 가다듬으려는 러시아의 계략이 숨어있다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는 푸틴 대통령이 하는 그 어떤 말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12월 25일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도 병원과 교회를 폭격하려고 했던 그가 휴전 명령을 내린 점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열세 속에서 숨 쉴 틈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비꼬듯 말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이번 휴전령을 러시아의 ‘시간 끌기’로 규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돈바스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멈추는 동시에 군사를 재정비해 다시 진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이로 인해 양국이 얻게 되는 것은 더 많은 희생자뿐”이라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러시아가 이번 휴전령을 통해 군사를 재정비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외적으로는 크리스마스를 이유로 휴전령을 선포하며 관대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내부적으로는 총공세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몇 달 동안 거세게 항전하며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던 영토의 40% 가량을 되찾았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군을 위한 지원에는 한계가 없어야 한다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본토 재탈환에 거듭 실패하고 있다.
러시아 국제문제연구소(RIAC) 소속 안드레이 코르트노프 사무총장은 “이번 휴전 조치는 종전 협상을 위한 주사위를 우크라이나에 넘기고 서방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그러나 지속적인 휴전을 이어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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