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눈도장' 악바리, 첫 1군 캠프행…"버텨서 살아남을게요"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버티는 거죠. 버티고 살아남아야죠. 버티는 게 가장 강한 거니까요."
두산 베어스 외야수 양찬열(26)은 최근 구단으로부터 호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2020년 두산에 입단한 양찬열은 4년 만에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를 경험하게 됐다.
양찬열은 6일 잠실야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마치고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1군 캠프 합류와 관련해 "설레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한번도 안 해봤으니까. 호주도 처음 가보는 것이고, 새로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하자마자 마무리캠프를 이끌면서 선수단에 '자신을 증명하라'는 미션을 줬다. 다음 시즌 구상을 위해 선수단 파악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유망주들이 마무리캠프를 기회로 삼아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랐다. 눈에 띄는 선수들은 호주 스프링캠프까지 함께 갈 것이란 확실한 메시지를 심어줬다.
이때 이 감독의 눈에 띈 게 양찬열이다. 연습경기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주루와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면서 평소처럼 악바리 기질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23일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를 지켜본 뒤 "경기를 보면서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자 중에서는 양찬열이 안타를 하나 치고, 볼넷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도루를 3개 했다. 나는 크게 치는 타자지만, 그런 플레이를 좋아한다"고 평가하며 흡족해했다.
양찬열은 마무리캠프 시작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뿜었다. 그는 "마무리캠프가 처음이라 일단 다 따라가려고 했다.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고 다행히 잘 따라갔다. 타격은 폼이나 타이밍을 신경 쓰며 훈련했고, 주루는 정수성 코치님과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코치님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100번 죽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 200번은 뛰어야 하는데, 과감하게 망설이지 말고 뛰라고 하시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해주시니 마음이 편했다. 수비는 많이 하는 게 답인 것 같다. 자신감 있게 훈련을 많이 하려 했다"고 되돌아봤다.
양찬열은 신인 때부터 대타 요원으로 기용될 정도로 일찍이 맞히는 재능을 보인 선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 시즌은 적은 기회 속에서도 타율 0.244(82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고토 고지 두산 타격 코치는 양찬열의 타격을 지켜보며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양찬열은 "코치님께서 연습할 때 하체를 쓰는 게 좋고, 내 느낌이 중요하다면서 자주 물어보셨다. 연습경기 때는 훈련한 것은 신경 쓰지 말라고 투수 공만 집중해 칠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 칠 때마다 '잘 친다'고 해주시고, 문제없으니까 자신감 있게만 하라고 해주셨다"고 했다.
양찬열은 마무리캠프에 이어 1군 스프링캠프까지 부름을 받으면서 조금 더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지난해 시즌 도중 전역해서 왔을 때는 밖에서 보기만 하다가 가니까 처음에는 좋았다. 그러다 안 되니까 자신감도 떨어지고 부족한 것도 많이 느껴 보완해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었다. 부족한 것을 안 게 경험인 것 같고, 성과를 이룬 것도 있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도 경험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님께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야구를 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나는 열심히 하지만 잘하는 선수로 보이고 싶기도 했다.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이름은 기억하실 수 있게 한 것 같다. 앞으로는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니까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3년 새해 소망은 시즌 개막부터 끝까지 1군에서 버티는 것이다. 김재환(35) 정수빈(33) 호세 로하스(30) 김인태(30) 등 쟁쟁한 외야수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양찬열은 "새해에는 부상 없이 내 야구를 하고 싶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서 1년 내내 1군에 있고 싶다. 풀타임 출전은 힘들겠지만, 1군에 계속 있으면 내년에 더 잘하지 않을까 싶다. 기회가 주어지면 잘 살리고 싶다.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 버티는 게 가장 강한 거니까"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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